박홍근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이재명 의원의 고소·고발 건을 국회 원구성 협상 조건으로 제시했다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주장에 대해 "원내수석부대표에게 확인해 보니 이재명의 '이'자도 안 나왔다고 한다"며 "사실을 왜곡한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오늘 예정됐던 원내대표 회동을 갖지 않겠다"고 격분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구성 협상에 찬물을 끼얹는 얼토당토않은 말을 해서 기가 찬다"며 "이런 식으로 또 정쟁을 유발하고, 없는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온당한 자세인가"라고 비난했다. 이어 "지난 4월 천안함 추모 행사에서 제 옆자리에 있던 이준석 대표가 '대선 때 고소고발 사건을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고 저한테 물어서 '원내 업무가 아니고 당무이니 우리당 비대위원장과 상의하는 게 좋겠다'고 얘기한 게 전부"라고 했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이재명이라는 이름조차 거론한 적이 없다"며 "다만 제가 얘기한 것은 원구성 조건과 무관하게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양당이 정치적으로 고발한 것들이 있으니 서로 신뢰회복 차원에서 취하하는 게 어떠냐고 의사 타진을 한 적은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선거가 끝나면 늘 그래왔지 않느냐'는 식으로 공감도 표했다"며 "국민의힘이 이재명 의원뿐만 아니라 우리당 대변인단 등 많은 사람이 고발당한 게 사실이니 신뢰회복 차원에서 고소고발을 취하하자는 의사 타진을 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진 수석부대표는 "그것이 원구성 협상의 조건이라는 얘기는 단 한 번도 나눠본 적 없다. 여야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했던 이야기들이 사실이 왜곡되고 폭로됐다"며 "정말 진정성을 갖고 원구성을 정상화하려는 것인지 의문이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권 원내대표는 즉시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내 공부모임 '새미래'(혁신24, 새로운 미래) 창립 세미나에 참석, 축사를 통해 "(민주당은)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원구성과 아무 관계가 없는 조건을 요구하면서 갈등 상황을 지속시키고 있다"며 "대선 때 서로가 했던 고소와 고발을 취하하자는데, 전부 이재명 의원과 관련된 것으로 그를 살리기 위해서 정략적으로 (원구성 협상 지연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