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5G 중간요금제가 하반기 본격 출시된다. 기존 고가 요금제 위주에서 5만원 후반~6만원 초반대 요금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5G 주력 요금제가 7만원 후반~8만원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가입자당 2만원 정도 매출이 줄어드는 셈이다. 이동통신사들은 새로 유입되는 고객의 경우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심리적으로 낮아진 가격으로 5G 가입자 규모를 키워 ARPU 하락을 상쇄시키는 쪽으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가계통신비 안정화 차원에서 5G 중간요금제를 독려하면서 이통사 사업자들은 요금제 설계에 골몰 중이다. 고가의 대용량 요금제를 쓰고 있던 가입자가 중간요금제로 이동할 경우 ARPU는 줄어들 수밖에 없겠지만, 기존 LTE 가입자나 5G 저가 요금제(10~12GB, 5만원 초반대)를 쓰는 가입자들을 중간요금제로 포섭한다면 크게 손해가 나지 않겠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시내 한 휴대폰 할인매장 앞의 모습. (사진=뉴시스)
현재 이동통신 가입자 대비 5G 비중은 사업자별로 차이는 있지만 40%를 대개 밑돈다. 지난 4월 기준 무선가입자 중 5G 가입자 비중은
KT(030200) 40.74%,
SK텔레콤(017670) 36.89%,
LG유플러스(032640) 33.08% 정도다. 상용화 원년이었던 2019년 말 7~8% 비중이었지만 매해 성장을 지속했다. 매년 두자릿수대 %포인트 증가를 기록했다. 올해도 이러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 트리거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3월과 4월 기준 5G 가입자 증가율은 2%대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증가율이 줄어들었다. 사업자들은 중간요금제를 내놓으며 5G로 가입자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와 같은 성장을 지속한다면 무선가입자 중 절반수준을 5G로 확보하게 된다.
알뜰폰과의 경쟁구도에서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알뜰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이통3사를 떠나 알뜰폰으로 가입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5G 중간요금제로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면 이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알뜰폰의 5G 요금제 역시 기존 이통사 요금제처럼 10GB미만, 100GB 이상으로 이원화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각도에서 중간요금제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정부 정책에 맞게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5G 중간요금제가 나오더라도 이통3사의 사업방향이 기존 7만~8만원대 요금제를 중심으로 지속될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고가 요금제 위주로만 공시지원금이 확대돼 소비자가 중간요금제 선택을 주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얘기다. 원래 고가 요금제에 공시지원금이 더 높게 책정되지만, 5G 중간요금제와 차등 적용이 더 심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