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직속 미디어·ICT 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조승래 총괄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예산=뉴스토마토 김광연·장윤서 기자] 대선과 지방선거 연패로 위기에 빠진 민주당이 공천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했다. 대신, 특정인에 대한 책임론을 묻기보다 모두의 잘못이란 데 인식을 같이 하고 팬덤정치 부작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당내 갈등의 원인인 계파 해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된 가운데, 8월 전당대회에서는 현재 10%의 민심(국민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상향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조승래 전략기획위원장은 24일 오전 의원 워크숍이 개최되는 충남 예산의 한 리조트에서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1박2일로 이어진 토론 종합 결과를 발표했다.
조 위원장은 “지난 선거에서 민심과 부합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서 당 안팎의 비판을 수용하고 여기서 시작해야 한다는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 시기, 사안, 사람의 문제라기보다는 수년간 축적된 결과라는 것이 공통된 인식”이라며 “특정 사람에 대한 책임도 경중을 따질 수 있겠지만 당 전체가 책임과 성찰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의원과 문재인정부 책임론을 따지기보다 모두의 잘못이라는 데 의원들이 동의를 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강력한 정권교체론이 있었음에도 민주당이 시대정신과 가치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며 “이 부분을 성찰해서 앞으로 민주당의 진로를 만들어가고 비전과 가치를 세우고 당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또 “선거 준비 과정에선 공천이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며 “우리의 눈높이를 국민, 당원 지지자, 핵심 당원 등 어디에 맞춰야 하나 고민이 있어야 할 것 같고, 유연한 사고가 필요한 데 부족한 것이 아니었나. 특히 공천 과정에서 부족하지 않았냐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명분 없는 이재명 의원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와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반성으로 받아들여졌다.
아울러 조 위원장은 팬덤 정치와 계파 갈등에 대한 토론 결과도 발표했다. 그는 “서로 존중, 이해, 협력하는 정당 문화를 갖는 게 중요한데 그런 측면에서 (팬덤정치를)절제하거나 바꿔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팬덤이라는 게 역으로 작용해 외연을 확장하거나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생겼을 때 발생한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고 반성했다. 이어 “당내 조직이나 인간관계 등을 제로베이스로 두고 새로 구성하는 게 중요하지 않냐는 문제의식도 있었다”고 전했다. 사실상 계파 해체를 촉구하는 의견이었다.
또 조 위원장은 오는 8월 전당대회와 관련해서도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선 당심과 민심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원칙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현재 민주당은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중앙위원회 투표를 통한 예비경선(컷오프)과 본경선에서는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당원 여론조사 5% 등 당심을 90% 반영한다. 민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일반국민 여론조사는 10% 반영에 그쳐 당심과 민심의 괴리 원인으로 지목됐다.
민주당은 이번 워크샵에서 논의된 내용을 비상대책위원회에 전달, 대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예산=김광연·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