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AP=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보장 판례 폐기 결정 다음 날인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대법원 앞에서 낙태 반대 시위대(왼쪽)가 낙태 옹호론자들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전날 여성의 낙태를 합법화한 지난 1973년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공식 폐기했다. 2022.6.26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미국 대법원이 헌법상 낙태를 권리로 인정한 '로 VS 웨이드' 판결을 49년 만에 폐기하기로 했다. 이같은 결정이 내려지자 각계각층에서 "부끄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대법원은 낙태에 대한 헌법상 권리를 인정하는 ‘로 VS 웨이드’ 판결을 찬성 5, 반대 4 의견으로 폐기했다.
이번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낙태권 인정 여부는 주 정부와 의회로 넘어가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전체 51개 중 20개 주 이상이 낙태를 아예 금지하거나 극도로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해당 판결이 내려지자 해외 유명 스타들 뿐 아니라 동맹국들마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미국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는 "미국 여성들에게 정말 어두운 날"이라고 했고, 테일러 스위프트는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신체 권리를 박탈했다. 무척 두렵다"고 슬퍼했다.
(사진=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에 "낙태는 모든 여성의 기본 권리로 반드시 보호돼야 한다"고 썼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24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이것(낙태 금지 판결)을 큰 후퇴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 이날 긴급 대국민 연설을 통해 "법원은 이전에 한 번도 하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며 "매우 기본적인 헌법상의 권리를 명시적으로 박탈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와 국민에 슬픈 날"이라며 낙태 보장법 폐기에 대응하는 각종 행정명령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 뉴스에 출연해 "오래전에 줘야 할 권리를 되돌려주는 것”이라고 두둔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