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555억원 규모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전주을·무소속) 의원에 대해 법원이 보석을 허가했다. 지난 1월 구속된 지 6개월여 만이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백강진)는 이날 이 전 의원이 신청한 보석을 인용했다. 법원의 보석 허가로 이 전 의원은 불구속 재판을 받게 됐다.
다만 재판부는 보석 조건으로 주거 제한과 출국 혹은 3일 이상 여행하는 경우 법원 허가를 받을 것, 보석 보증금 5000만원 납부(보석 보증보험 증권으로 갈음 가능) 등을 내걸었다. 이를 위반하면 이 전 의원의 보석은 취소된다.
이 전 의원은 2015년 11월~12월 이스타항공 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544억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을 자신의 딸이 대표이사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105억원 규모로 넘겨 회사에 439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2016년∼2018년 이스타항공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채권 가치를 임의로 상향 또는 하향 평가하고 채무를 조기 상환하는 방법으로 계열사에 56억여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해외에서 샤넬·루이비통 등 명품 구매와 관광비용 등으로 1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사용하는 등 수십억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전 의원은 가족을 이스타항공 계열사 직원으로 등록하고 급여를 빼돌리는 수법 등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2019년 이스타항공과 계열사 돈 59억여원을 빼돌려 개인 변호사 비용과 생활비, 딸이 몰던 포르쉐 임차와 관련한 계약금 및 보증금, 딸 오피스텔 임대료 등으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이 전 의원은 지난해 4월 말 구속 기소됐다.
이후 1심 재판부가 심리 도중 직권으로 보석을 결정하면서 이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 말 풀려났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지난 1월 이 전 의원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2차 구속했다.
이스타항공 자금 배임·횡령으로 전주교도소에 수감됐었던 이상직 전 의원이 30일 전북 전주시 전주교도소에서 보석으로 석방돼 장내를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