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앞에서 시위대가 여성의 낙태권을 지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연방대법원은 사실상 낙태를 금지한 텍사스주 법에 대해 제기된 소송이 적법한지 따져보기 위해 구두변론을 열었다. 텍사스주는 지난 9월부터 성폭행 피해로 인한 임신까지 포함해 6주가 지나면 낙태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여성의 낙태권을 헌법 보장 권리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미 연방대법원의 다수의견 초안이 유출되자 미국 낙태 약품에 대한 인터넷 검색 횟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0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브린마대학과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주립대(UC)가 지난 29일 미국의학협회저널-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에 발표한 연구 논문을 인용해 연방대법원 초안이 유출되고 72시간가량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낙태약 검색 건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 5월 1일에서 8일 사이에는 구글 피임약 검색 결과가 약 35만 건에 이르렀다.
특히 낙태 제한 법률이 있는 주에서 검색량이 크게 늘었다. 네브래스카주가 누적 검색량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아이오와·미주리주가 뒤를 이었다.
출산 관련 싱크탱크 구트마허연구소의 지난 2월 조사 내용에 따르면 2020년 미국에서 이뤄진 낙태의 54%가 낙태 약물을 이용한 것이었다. 이에 연구진은 구글에서 검색된 낙태약 키워드 횟수와 낙태약 종류를 조사하기 위해 2004년 1월부터 올해 5월 8일까지의 구글 검색 데이터를 확인했다.
당시 연구진은 "사람들이 피임약의 안전성, 효능, 구매처 등을 살피며 품귀 현상이 나타날 때를 대비해 비축하려는 심리가 검색량에 반영된 것이다"고 풀이했다.
또한 "여성들이 낙태약을 합법적으로 온라인상에서 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관련 정보를 넷상에서 공유하고 의료 전문가의 원격 진료가 가능한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는 낙태약 복용과 거래 모두 불법이다. 임신 중절 허용 범위와 허용 방식 등을 규정하는 법안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낙태죄 폐지 이후에도 낙태약 복용에 따른 처벌은 계속되고 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