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지난해 3월 출범함 KT스튜디오지니가 오리지널콘텐츠를 연이어 흥행시켰다. 첫 번째 오리지널콘텐츠인 '구필수는 없다'에 이어 최근 방영 중인 두 번째 오리지널콘텐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연이어 흥행하자 KT의 미디어·콘텐츠 사업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디어·콘텐츠는 구현모 KT 대표가 디지코 성장엔진으로 삼는 분야로서 KT그룹의 역량을 집결시키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KT(030200)에 따르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스카이TV 채널인 ENA에 방영된 이후 4회만에 시청률 5.47%을 기록했다. 1회 방영 당시 0.948%였던 가구 시청률이 방영 2주만에 5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해외시장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가 공개한 주간 콘텐츠 순위에 따르면 우영우는 지난 4~10일 190여개국에서 가장 많이 본 비영어권 TV시리즈 1위에 올랐다. 지난 9일 기준 넷플릭스 전체 콘텐츠 중 시청 순위 글로벌 8위, 국내 1위에 올랐으며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에서 최고 인기 TV프로그램에 올랐다.
앞서 선보였던 구필수는 없다 역시 ENA에서는 1%에 못 미치는 시청률을 보였지만, 넷플릭스 국내 순위에선 10위권 이내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등 인기를 끌었다.
지난 4월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가 콘텐츠 라인업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KT스튜디오지니는 올해 10여편의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정일우·권유리 주연 '굿 잡', 최시원·이다희 주연 '얼어죽을 연애 따위' 등의 라인업이 계획돼 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공급도 지속한다. KT스카이라이프의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구 현대미디어)를 통합해 만든 신규 채널 ENA 외에도 KT그룹이 다양한 콘텐츠 유통채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CJ ENM(035760)의 티빙과 KT의 시즌 등 OTT간 통합으로 시장 장악력이 커진 유통채널을 확보할 경우 콘텐츠 파급력은 더 커질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KT 내부에서는 콘텐츠의 연이은 흥행으로 연내 KT스튜디오지니의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영진 KT 재무실장은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KT스튜디오지니가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 등에 힘입어 연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컨트롤타워인 KT스튜디오지니의 흥행으로 KT 미디어·콘텐츠 사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앞서 구현모 KT 대표가 제시한 오는 2025년까지 미디어·콘텐츠 사업 부문에서 매출 5조원 이상 달성 목표를 내세운 바 있는데 불가능이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구 대표는 최근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콘텐츠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미디어·콘텐츠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승웅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KT스튜디오지니 중심의 미디어·콘텐츠 사업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잘 키운 콘텐츠 사업은 수익창출도 크고, 해외 진출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통사들이 전반적으로 강화해나가는 부문"이라면서 "KT의 경우 디지코 사업 강화 차원에서도 콘텐츠 부문 투자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