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군포=최유라 기자] 수많은 사람들이 촘촘히 들어선 고층선반(랙)에서 주문 상품들을 일일이 찾아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은 후 작업공간으로 가져와 배송박스에 옮기는 모습이 일반적인 물류센터의 현장.
그러나 최근 <뉴스토마토>가 방문한 CJ대한통운의 경기도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에서는 사람 대신 로봇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모습만 볼 수 있었다.
지난해 말부터 가동한 스마트 풀필먼트센터는 3만8400㎡(1만1616평) 규모로, CJ대한통운의 첨단 물류기술이 집약된 곳이다. 풀필먼트는 여러 고객사의 상품을 공동 보관하며 재고관리, 포장, 검수, 출고, 배송 등 복잡한 물류 과정을 일괄처리 하는 서비스다.
센터에는 101대의 피킹로봇과 25대의 이송로봇 총 126대의 무인운반차(AGV)가 운영되고 있다. 작업자가 터치스크린으로 상품을 호출하면 랙이 얹은 피킹로봇이 상품을 가져왔다. 주문에 맞춰 상품을 꺼내 박스에 옮기자 이번엔 이송로봇이 박스를 들고 검수존으로 알아서 이동한다.
CJ대한통운 경기도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에서 로봇들이 상품이 든 랙을 옮기고 있다.(사진=군포 최유라 기자)
사용자는 제자리에서 피킹, 화면 터치, 바코드 스캔 외에는 움직일 일이 없었다. 이후 검수, 포장, 분류 과정도 사람 없이 자동으로 이뤄졌다. 포장 하나하나 확인할 필요가 없어 이제까지 수작업하던 시간이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배송이나 파손·훼손 사례도 줄일 수 있다.
조주형 CJ대한통운 군포 풀필먼트센터장은 "구간마다 최적화된 자동화 기술을 적용해 불필요한 작업동선을 없앴다"며 "현재 시간당 1인 작업량은 23.8박스로, 일반 물류센터 작업방식 대비 55%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로봇은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를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충돌사고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로봇은 700~800kg의 체중을 버틸 수 있고 배터리가 소진되면 스스로 충전기로 이동해 충전한다. 완충까지는 한시간이면 충분하다.
CJ대한통운 경기도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에서 남기수 풀필먼트센터 운영팀장이 실시간 물류센터 운영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군포 최유라 기자)
물론 CJ대한통운은 혹시나 있을지 모를 여러 변수를 대비하기 위해 물류센터 운영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남기수 CJ대한통운 풀필먼트센터 운영팀장은 "소비자에게 빠르고 효율적인 배송을 배송할 수 있도록 상품 입고부터 피킹, 포장, 출고까지 모든 이동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고 강조했다.
포장작업은 친환경 스마트 패키징 솔루션으로 훨씬 수월해졌다. 센터로 입고되는 모든 상품의 체적과 무게를 측정해 데이터로 축적한 후 주문이 들어오면 주문상품의 종류와 수량에 맞춰 부피와 무게의 합계를 자동으로 계산한다.
시스템이 상품 부피값에 맞춰 가장 적합한 박스를 자동으로 배정하기에 과대포장을 방지할 수 있다. 상품이 박스 안에 담기면 3D 비전 스캐너로 빈공간을 측정, 로봇팔이 적정한 양의 친환경 종이완충재를 넣는다. 이후 테이핑, 송장부착 등 작업도 모두 사람 없이 이뤄지면서 포장생산성은 30~40%가량 향상됐다.
CJ대한통운 경기도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에서 로봇팔이 적정양의 종이완충재를 넣고 있다.(사진=군포 최유라 기자)
앞으로 CJ대한통운은 다양한 운영 프로세스를 구축해 현재 운영 중인 '24시 주문마감-익일배송' 체계를 더욱 안정화하고 당일배송과 새벽배송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조 센터장은 "융합형 풀필먼트를 통해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 품질 높은 원스톱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고도화된 기술과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이커머스 셀러들은 판매와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소비자들에게는 배송 만족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군포=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