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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공매도 금지 요구②)역대 공매도금지 사례 보니…한달 내외로 바닥 확인
2008·2011·2020년 세차례 금지
입력 : 2022-07-2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공매도 거래 금지 조치가 내려졌던 과거 사례들을 확인한 결과, 조치 후 한달 내외로 지수가 바닥을 찍고 반등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정부들은 지수가 전고점 대비 30% 이상 급락하거나 짧은 기간 하락세가 가팔랐던 때 공매도 금지 카드를 꺼내들었다. 코스피가 전고점 대비 30% 가량 빠진 현재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금지 카드가 다시 한번 구원투수로 나올 타이밍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총 세차례 공매도 거래가 금지된 바 있다. 금융위기로 인한 급락장에서 2008년 10월1일~2009년 5월31일까지 약 8개월 공매도가 금지됐으며, 유럽 재정위기 등 사태가 터진 2011년에도 8월10일~11월9일까지 짧게 공매도를 금지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급락장에서 정부는 3월17일부터 이듬해 4월까지 공매도를 금지했다.
 
공매도 조치 후 한달 간은 전반적으로 약세장이 지속되지만 이후 지수는 대형주 중심으로 바닥을 치고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10월1일 공매도가 금지된 지 약 한달째인 27일, 지수는 892.16으로 바닥을 찍고 반등에 성공했다. 공매도가 금지가 끝난 이듬해 6월에는 코스피 1400선을 넘겼으며, 이후 유럽발 재정위기가 닥친 2011년도에 증시가 출렁이기 전까지 상승세를 지속해 2231.47까지 기록했다.
 
2011년에는 공매도 금지 시행 약 한달 반 만에 1644.11 바닥을 찍고 반등을 시작, 두달 만에 1900선을 돌파했다. 다만 두달 만에 공매도 금지가 풀린 뒤 반등세가 꺾여 지수가 주춤했으며, 이듬해 1월 중순부터 다시 상승을 시작했다.
 
2020년에는 공매도 금지 이틀 만에 바닥(1439.43)을 확인한 뒤 랠리를 시작했다. 이후 코스피는 꾸준히 상승세를 달렸으나, 다시 공매도 금지가 풀린 2021년 5월3일부터 지수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당시 현상에 대해 "지수 변동성 확대 시기에 수급의 기반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매도 급증은 지수 추가 하락을 야기할 수 있는데, 지수 안정화 정책 중에서 공매도 거래 금지가 지수 바닥을 잡는데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결국 현재 인플레이션 우려 장세에서도 공매도 금지 등의 적극적인 정책 여부로 지수 바닥 시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표=뉴스토마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또 한번의 증시 위기에 처한 현재, 정부가 다시 한번 공매도 금지 카드를 꺼내 들지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사례들을 보면 2008년에는 전고점(2007년 11월1일) 대비 30.6% 하락한 시기에, 2020년에는 34.2% 하락한 시점에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작됐다. 2011년에는 전고점 대비(2011년 4월27일) 하락폭이 19.3%로 크진 않지만 9일 만에 16%가 넘게 빠지는 등 단기 급락세가 심했다. 현재 코스피는 전고점인 3316.08(2021년 6월25일) 대비 약 28% 하락한 수준이다. 
 
다만 당국은 소극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취임하면서 공매도 금지 카드를 시사하기도 했지만, 폭넓게 증시 안정책을 고려하겠다는 의미의 원론적인 답변이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정부는 공매도 금지보다는 불법 공매도에 대한 사전예방 및 사후 조치 강화와 제도 개선에 방점을 두는 분위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금융투자업권 CEO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금감원은 공매도 조사전담반을 설치해 불법 공매도 점검 및 조사를 강화해 신속하고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했으며,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공매도 제도 개선을 위한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인수위원회 때부터 공매도 서킷브레이커 제도와 개인에게 불리한 공매도 제도 전반을 정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대표는 "지금은 글로벌 증시가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았지만, 또 다시 코스피가 2200 중반까지 밀리면 정부가 즉시 공매도를 금지하고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0년에 한국 증시가 하락률 1위를 했을 때 시기를 놓쳐 1400선까지 떨어져버렸다"며 "2200 중반까지 가면 공포로 인해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관성으로 주가가 걷잡을 수 없이 빠질 수 있기 때문에 후속 대응이 어려우므로,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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