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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업계, 방송 규제개선·정부지원 한 목소리…박윤규 2차관 "방안 마련할 것"
과기정통부, '제5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 개최
입력 : 2022-07-21 오후 6:09:42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국내 방송시장에 대규모 자본과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이 진입하면서 극심한 경쟁국면에 돌입한 가운데 미디어산업 관계자들이 자율규제로의 전환과 정부 지원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합리적인 제도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화답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21일 오후 서울 그랜드센트럴에서 '5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박 차관은 "새로운 기술 발전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미디어 업계도 이를 선점해 글로벌로 진출하면 어떨까 생각한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간담회에 참석한 OTT 기업 관계자와 인터넷프로토콜TV(IPTV)·케이블·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 유료방송업계, 학계, 연구기관 전문가들에게 "국내에서 문제가 되거나 규제가 강한 부분과, 글로벌 진출 현실을 강조해 말씀해주시면 잘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종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박사는 콘텐츠 생산·유통·소비의 중심이 전통적 방송영역에서 인터넷(OTT) 등 디지털 영역으로 빠르게 이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희소자원인 주파수 이용 등을 근거로 미디어 특성 고려 없이 모든 방송서비스에 동일한 공적책임을 부과하는 낡은 미디어 규율체계는 실효성·합목적성이 소멸돼 근본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개편 방안으로는 우선 진입과 소유규제 등 시장구조개편을 제한하는 규제의 단계적 폐지를 제안했다. 영업자율성을 침해하는 사전규제를 완전폐지하고, 법에서 의무를 정하면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기준을 정하고 수행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하는 '자율규율체계'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또 경쟁상황을 고려해 방송과 OTT의 수평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료방송업계에서는 동일한 콘텐츠가 인터넷을 통해 방송과 동시간에 제공되는데 방송만 재허가 등 규제를 받는 것은 불합리하며, 근원적인 제도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흥행을 언급하며 "IPTV에서 틀 게 없고, 시즌을 만들면서 수급 비용이 많이 들어가 콘텐츠를 자체조달해보자는 차원에서 작년에 콘텐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새로 제작한 '신병'이 유료 플랫폼별로 콘텐츠 등급이 다르게 책정되는 점을 지적하면서 "콘텐츠 산업 발전하는 데 있어서 허들이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B는 최근 상승한 콘텐츠 제작 비용이 향후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김혁 SKB 미디어CO담당은 "글로벌 OTT라는 새 콘텐츠 구매자가 생기면서 제작 개수가 늘었고, 글로벌 OTT는 품질 기준이 높고 전세계적으로 유통하기 위해 후반작업 요구가 많아 제작비 상승이 수반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줄었을 때 받아줄 재원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PP업계에서는 방송광고는 줄고, 수신료는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재원 구조가 취약한 점을 문제로 꼽았다. 서장원 CJ 부사장은 "물가와 제작비는 오르는데 수익 구조가 감소하니 제작비의 3분의1도 수신료로 커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미국 기업은 ARPU가 높아 재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OTT업계는 체급 차이가 큰 해외 사업자와 경쟁하는 만큼 콘텐츠 제작 지원을 늘리고 규제도 풀어야 한다고 했다. 이희주 웨이브 실장은 "넷플릭스, 유튜브와 경쟁하고 있는 만큼 규제는 해외 미디어 기업 수준으로 풀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정부의 규제 완화와 제작비 지원에 대한 목소리가 나왔다. 김경희 언론학회장(한림대 교수)는 "해외 미디어 기업들이 국내로 진출하면서 미디어 산업이 망가질 수 있는 위기에 있기 때문에 정부가 위기의식을 가지고 국내 미디어 산업의 규제 완화와 진흥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박천일 미디어정책학회장(숙명여대 교수)도 콘텐츠 산업에 대해 정부 지원의 부족한 점을 언급하며 “세재개편을 통해 제작비에 대한 세액공제 기간을 늘렸지만 비율은 적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토론이 끝난 뒤 “사업을 하시는 분들도 기존에 있는 틀을 깨고 나와서 새롭게 경쟁하는 새로운 플레이어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하겠다”면서 “모든 미디어와 관련해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마무리 발언을 했다. 
 
21일 오후 서울 그랜드센트럴에서 열린 '제5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 (사진=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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