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1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부활절 강복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라틴어로 '로마와 전 세계에'라는 뜻)을 발표하고 있다. 교황은 이날 강복에 앞서 낭독한 부활절 메시지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평화 정착을 간곡하게 호소했다. 2022.4.18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기록적인 폭염이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을 강타한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기후변화에 관심을 두고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에서 '피조물 보호를 위한 세계 기도의 날' 메시지를 통해 "지구는 파괴 행위를 끝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황은 "우리의 자매이자 어머니인 지구가 고통 속에 울고 있다"며 "세계 지도자들은 국가안보 등 중대 사항을 처리할 때와 같은 수준으로 기후 변화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기록적인 폭염은 미국 중부와 북동부 지역을 강타했다. 미국 기상청(NWS) 산하 기상예보센터의 지난 20일 예보에 따르면 “폭염 주의보와 폭염 경보가 미 중부와 북동부 28개주(州)에서 1억 5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맨검, 위치타 폭포 등 일부 지역에서는 화씨 115도(46.1도)까지 치솟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교황은 "부유한 국가들은 생태학적으로 빚을 지고 있다"며 "지난 2세기에 걸쳐 환경 오염을 가장 많이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극적이지만 감미로운 노래가 흐른 뒤에는 신음하는 외침이 뒤따른다"고 비판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전부터 환경 보호에 관심을 두고 이를 꾸준히 실천해왔다.
그는 지난 2015년 6월 '찬미 받으소서'(Laudato Si)라는 제목의 환경 회칙을 처음 만들었다. 당시 그는 "인류가 기술만능주의,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던지고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구 온난화와 식수 오염, 생물 생태계 파괴 등을 야기하는 과도한 화석 연료 사용도 지적했다. 이는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나온 교황의 '환경 회칙'으로 세간의 큰 주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6년 환경 보호를 가톨릭의 자비 덕목에 추가할 것을 제안했으며 2019년에는 글로벌 석유 회사 최고경영자들을 바티칸으로 초청해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힘써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