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국민의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최종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탈북어민 북송 사건'의 당사자인 어민 2명이 '탈북 브로커'였다는 주장에 대해 "우리 당 입장도 아니고 제가 있는 이상 그런 '카더라 통신'에 휘둘릴 당도 아니다"라고 정정했다.
하 의원은 또 국가정보원 상층부가 탈북 어민에 대해 '귀순 진정성이 없다'며 국회와 정부에 허위 보고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하 의원은 전날 오후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나와 탈북 브로커설에 대해 "일부 탈북자들이 이런 주장을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 당 입장인 것처럼 나갔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탈북 브로커설을 제기한) 한기호 의원에게 물어보니 태스크포스(TF) 입장이 아니다(라고 했다)"며 "조금 혼란을 주는 식으로 발표됐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국가안보문란 실태조사 TF 위원장인 한 의원은 지난 20일 전체회의에서 "김책시에서 다섯 가구 주민 16명이 오징어잡이 배로 탈북하려고 했고, '탈북 브로커'인 어민이 인솔해 승선하기로 했으나 16명이 보위부에 체포됐다. 오징어잡이 배에 있던 2명은 체포 직전 남하했다"며 비공식 증언을 전했다.
그러나 하 의원은 "제가 만나본 탈북자들은 (탈북 브로커설을) 안 믿는다"고 반박했다.
하 의원은 "살인마라는 것을 더 확실하게 입증하는 물증이 있었다"며 북한으로 보낸 어선이 살인을 입증할 확실한 물증이었음을 밝혔다.
하 의원은 "혈흔도 (배가) 나무 재질이기 때문에 피가 스며들었을 것이라 DNA 감식이 가능했을 것이다. 혈흔만 조사했으면 몇 명인지 나온다"며 "(조사를) 전혀 하지 않고 서둘러 보냈기 때문에 다 믿을 수 없는 반응인 건 맞다"고 말했다.
탈북 어민이 북한 반체제 인사였다는 보도에 대해선 "탈북자 인권운동은 수백명 이상 만나 인터뷰하고 전문성이 필요하다. 증언 중에 참·거짓을 가려내고 교차 확인해야 한다"며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정치적 입장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막 퍼뜨린다. 진위를 엄격히 가려서 얘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국정원 상층부가 국회와 더불어민주당, 통일부에 '귀순 진정성이 없다'고 허위 보고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군은 북한에 돌려보내려고 했는데 이 배는 귀순하려던 배였다. 계속 내려오려고 해서 저항이 있었고 총을 쏴도 내려오니 나포한 것은 팩트"라며 "이를 국정원에서 조작해서 민주당도 속았다. 당시 정보위원장이었던 이혜훈 의원도 허위 보고를 받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누가 속았고 누가 공모했는지는 수사해서 밝혀야겠지만, 통일부도 속였다"며 "통일부에서 법률 의뢰를 하는데 '이 사람은 귀순의 진정성이 없다' 해서 북한으로 보내는데 어떤 법을 적용해야 하느냐는 의견을 물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최근 합동 조사 결과 보고서 내용을 국정원으로부터 보고받은 사실을 밝히며 "보고서 결론은 귀순 의사는 확실하고 대공 용의점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처음 잡혔을 때부터 귀순 의사를 밝혔고 확인을 마쳤다"고 전했다.
하 의원은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의 "귀순 의사가 없었다"는 입장에 대해 "거짓말을 하거나 자기도 속았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하 의원은 "탈북자가 죄를 저질렀지만 법정에 세울 수 없는 건 아니다. 이 사건은 충분히 법정에 세울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 범죄는 북한 땅에서 일어난 게 아니라 동해상에서 일어난 것이다. 북한 땅에는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귀순 의사가 확실하면 일단 우리 국민으로 간주하고 우리나라 법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하면 이들은 충분히 재판이 가능했다"며 "국정원 조사관들의 결론은 수사해야 한다, 물증을 확보해야 한다고 건의했는데 상층부에서 무시하고 '귀순 의사가 없다' 식으로 왜곡 조작했다"고 덧붙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