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 전망치가 86.9로 부진할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경기 BSI가 9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2개월 만이다.
26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BSI를 조사한 결과 8월 종합경기 BSI 전망치는 86.9를 기록했다.
BSI가 기준치 100보다 높으면 긍정적 경기 전망,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 경기 전망을 의미하며, 종합경기 BSI가 90 아래로 내려온 것은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지난 2020년 10월(84.6) 이후 처음이다.
업종별 8월 BSI는 3개월 연속 제조업(82.5)과 비제조업(91.4)이 동시에 부진했고, 특히 제조업은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위축으로 지수 값이 80대 초반까지 밀렸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모두 3개월 이상 부진 전망을 기록한 것 역시 2020년 10월 이후 22개월 만이다.
전경련은 "올해 들어 BSI가 3월(102.1)을 고점으로 5개월 만에 15.2포인트 급락했는데, 이는 2015년 메르스 확산 당시(2015년 3월~7월) 이후 낙폭이 가장 크다"며 "고물가 지속, 금리 인상 등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경기 부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시내의 한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계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부 산업별 8월 BSI를 보면 제조업 중에서는 반도체 기업이 포함된 전자·통신장비업(107.1)과 의약품(100.0)만 기준선 100이상을 기록했고, 비제조업은 기준선 100 초과한 산업이 하나도 없었다.
조사 부문별 8월 BSI를 살면 2개월 연속으로 고용(103.4)만 유일하게 긍정 전망이 유지됐으며, 자금 사정 89.6, 채산성 89.6, 내수 89.9, 수출 93.9, 투자 98.2 등 나머지 부문 모두 부정적 전망을 나타냈다. 기준선 100을 넘으면 재고 과잉으로 부정적 전망을 뜻하는 재고도 105.2로 부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채산성과 자금 사정은 2020년 8월(채산성 85.1, 자금 사정 88.3) 이후 24개월 만에 처음으로 90선 아래로 하락했다.
전경련은 국내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회사채 금리가 상승하는 등 기업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했고, 원/달러 환율 급등세에 따른 원자재 수입 단가 상승이 기업 채산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상태가 지속됨에 따라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극도로 불투명해져 투자·고용이 악화할 위험성이 커졌다"며 "기업의 세 부담 경감으로 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해 민간 경제에 활력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