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지난 1일 오후 대구 중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에서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 97(90년대학번·70년대생)그룹 주자들 간 단일화가 점차 어렵게 됐다. 강훈식 의원은 박용진 의원이 제안한 오는 3일까지 조기 단일화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강 의원은 2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박 후보가 첫 당원 투표가 실시되는 오는 3일 이전 단일화를 제안한 것에 대해서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민주당은 오는 3일 대구·강원·경북 지역의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를 시작한다. 박 의원은 3일 이전에 단일화를 해야 사표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조속한 단일화를 주장했다.
강 의원은 “단일화를 왜 해야 하는지, 또 무엇을 위한 단일화인지가 본질적으로 중요하다”면서 “그냥 수치를 더하는 방식의 단일화로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불리는 기류를 전당대회에서 넘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했다.
강 의원은 이와 함께 박 의원이 경선 기간 단일화에 매몰돼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달 3일 출마 선언을 해서 지금까지 딱 한 달 됐는데, 이 한 달 동안 박 의원은 줄곧 단일화만 이야기하는 것 같다”며 “이후에도 본인이 날짜를 지정하고 그 날짜까지 단일화하자고 하고, 어제는 3일이었다가 전날에는 12일날까지 또 마지노선을 놓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가 볼 때는 아예 단일화 캠페인을 하는 것 같다”며 “비전은 반명이고 캠페인은 단일화"로 당대표 선거에 임하는 박 의원 전략을 규정했다. 그러면서 "지지자들이나 유권자들이 왜 단일화해야 하는지, 무엇을 위한 단일화인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면 자꾸 단일화의 문은 닫힐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전을 먼저 보여줄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며 “그런 것들이 충분히 공유되고 그러면 강훈식과 박용진은 비전을 단일화해도 되겠다, 그리고 우리 지지자들은 같은 생각이니까 힘을 합쳐서 한번 뛰어넘어봐라, 이런 명령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이재명 의원이 최근 '의원 비난을 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제안한 데 대해 “당내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문제”라며 “그렇게 하면 눈치 보고 위축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의 '저학력·저소득층의 국민의힘 지지' 발언에 대해서도 “전후 맥락이 어쨌든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이라며 “과거에 윤석열 대통령이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이 자유가 뭔지 모른다', 이런 발언을 해서 대통령 선거 기간에 굉장히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다. 팩트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분법적인 인식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질책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