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정부가 식자재 관련 세금을 조정하면서 자영업자의 수입 원가 부담을 덜고 소비자 물가 안정을 꾀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영업자들은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세금 인하 효과가 미미하다고 입을 모은다.
7월 10일 서울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6월 커피 생두의 부가가치세를 면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와 커피 원두·분유·대파·주정원료 등 주요 수입 먹거리 7개 품목에 대해 할당관세 0%를 적용했다. 할당관세는 수입물품에 대한 관세율을 일시적으로 낮춰주는 제도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 카페 자영업자들은 혜택을 체감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커피 원두의 경우 콜롬비아, 브라질, 에티오피아 등에서 수입하는데 주수입국인 콜롬비아는 한국과 이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 있어 관세를 내지 않고 있었다. 부가가치세 또한 생두 원가의 10%에 불과해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앞서 정부는 커피 생두 부가가치세 면제를 발표하면서 8월부터 본격적으로 커피 원두 구매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커피 생두 수입업체가 낮은 가격에 생두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는 달랐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부가가치세 면제를) 전혀 체감을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에서는 관세 인하를 했다고 하는데 생두 유통업체 쪽에 문의를 해 본 결과 물류비와 원가 자체가 상당히 인상돼 인하할 수 있는 요인이 없다고 들었다"며 "세금 인하가 가격 오름폭을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은 생색내기용일 뿐"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실제 시장 가격에 반영될 수 있는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우유의 원료가 되는 원유 가격조정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원유는 음료 제조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파우더 가격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할당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축산업계에서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미국산 갈비와 호주산 갈비 도매가는 100g에 각각 4329원, 4459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미국산 갈비 도매가는 오히려 42원 증가했다. 수입 삼겹살 도매가는 1일 기준 1461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원 늘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