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NPT 평가회의 후 기자회견 하는 블링컨 미 국무장관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유엔주재 북한 상임대표부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10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서 미국과 가입국들이 북한의 핵 개발 및 위협을 비판한 것에 대해 "미국을 국제피고석에 앉히고 책임을 따져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4일(현지시간)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유엔주재 북한 상임대표부는 지난 3일 발표한 공보문에서 "역사적으로, 체계적으로 핵무기전파방지조약(NPT)상 의무를 조목조목 위반하면서 세계의 평화와 지역의 안전을 파괴해온 핵전파의 주범인 미국이 그 누구의 '핵위협'에 대하여 운운하는 것은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정으로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자면 핵몽둥이를 휘두르면서 강권과 전횡을 일삼고 있는 미국을 국제피고석에 앉히고 책임을 따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일 NPT 평가회의 연설에서 "북한은 계속해서 불법적인 핵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역내에서 지속적인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며 "우리가 오늘 모인 가운데 북한은 7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북한의 핵 개발을 정면으로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표부는 "우리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터무니없이 우리 국가를 걸고들며 우리의 국권과 국익을 침해하려한다"며 "이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우리는 이미 오래전에 NPT 조항에 따라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NPT에서 탈퇴했다"며 "그 누구도 NPT 밖에 있는 핵보유국인 북한의 자위권 행사를 걸고들 권리와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 측은 미국에 대한 구체적인 비판도 이어갔다.
대표부는 "핵전파방지제도의 근간을 밑뿌리 채 뒤흔들고있는 장본인"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핵군축, 전파방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핵심 사항으로 하는 조약을 난폭하게 유린, 위반했다"며 "주권국가들에 대한 핵 위협과 공갈을 일삼고 저들의 패권전략 실현을 위해 핵전파까지도 서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이전하고 이스라엘의 핵무기 보유를 묵인 조장한 데 대해서는 미국 자신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NPT 평가회의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입국 대표들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1일 열렸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연설에서 "냉전 이후 한동안 볼 수 없었던 위험”이라며 "전 세계가 파괴적인 핵전쟁으로부터 불과 한 발짝 떨어져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