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항공사들이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단기적인 방법으로 고효율 항공기를 도입한다면, 지속가능 항공연료(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상용화 실천 모색은 장기전이라고 할 수 있다.
SAF는 폐식용유, 농업 부산물, 폐기물 등 친환경 원료로 만든 차세대 항공유다. 등유인 기존 항공유와 혼합해서 사용 할 수 있고, 무엇보다 화석연료 기반의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감축할 수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SAF가 2050년 항공 탄소 저감의 6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ATA는 2050년 항공업계가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들려면 2050년 연간 4490억리터의 SAF 생산 능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현재 SAF 연간 생산량은 5000만리터에 그친다.
2012년 2월 프랑스 샤를드골공항. (사진=뉴시스)
IATA의 탄소 배출량 저감 실천은 파리 협정에 기인한다.
IATA 회원사들은 파리 협정에 따라 2050년까지 넷제로(Net-Zero, 탄소 순배출량 제로)를 약속했다. 파리협정 제2조는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2℃ 보다 훨씬 아래로 유지하고 1.5℃까지 제한하는데 노력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IATA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항공기는 3600억리터의 화석 연료를 소비했으며, 9억톤 이상의 탄소를 대기로 배출했다.
IATA에 따르면 SAF가 기존 항공유 생산량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연간 70억리터가 필요하다. IATA는 2025년까지 모든 항공 연료에서 SAF가 차지하는 비중을 2%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 SAF 상용화를 앞당겨야 한다는 걸 알지만, 허들이 만만치 않다.
우선 전 세계에서 SAF를 만드는 정유사가 핀란드 네스테 정도로 손에 꼽힌다. 지난 6월 스웨덴 브라텐스항공은 네스타의 SAF만으로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제조사가 세계적으로 몇 군데 없어 비싸다. SAF 가격은 기존 항공유 대비 적게는 2배 많게는 4배 높다.
(그래픽/구선정 디자이너)
여기에 항공사와 정유사의 협력만으로 SAF 상용화가 이뤄지는 일도 아니다. 정부 세제 혜택 등과 같은 협력이 필요하다.
한 항공사의 고위 관계자는 “SAF는 항공사가 도입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라며 “정유사가 SAF를 들여오는 배관이나 생산 시설을 갖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SAF에 대한 새로운 세금 공제를 재추진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