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대내외적 악재 속 원자재 가격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가구업계의 영업이익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가구업계는 다시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부족분을 메우는 모양새다. 일부 가구업체들은 연말까지 추가 가격 인상에도 나설 방침이다.
한샘 리하우스 스타일패키지 '심리스 하우스' 모델하우스 거실 전경. (사진=한샘)
올해 하반기가 시작된 지난달부터 가구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퍼시스그룹의 워크 앤 라이프스타일 가구 브랜드 데스커는 지난달 전 제품의 가격을 평균 4% 정도 인상했다. 씰리코리아는 씰리침대 베스트셀러 매트리스인 에일레 3종에 한해 가격 인상을 진행했다.
데스커 관계자는 "원자재, 부자재 등의 지속적인 비용 상승에 따른 입고가 인상으로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했다"며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최상의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서도 가구업계의 가격 인상이 줄잇고 있다. 1일부터 한샘은 침대 제품인 '유로505'와 '유로602' 시리즈 프레임 2종의 6품목에 한해 가격을 5~10% 인상했다. 에몬스도 1일부터 일부 품목의 가격을 평균 6.5% 인상했다. 에몬스는 공지를 통해 "대내외적 이슈로 인한 원자재 가격과 국내외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일부 품목 가격을 인상했다"고 안내했다.
가구업계의 이 같은 가격 인상은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선 다음 달 한샘은 건자재 품목 가격을 또 올린다. 한샘은 창호, 마루, 도어, 바스 제품에 한해 가격을 조정하기로 했다. 해당 품목에 대한 인상은 올 들어 두 번째다. 앞서 한샘은 올해 2월에는 창호, 도어 등의 품목을, 3월에는 부엌, 욕실 관련 품목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한샘 관계자는 "지속적인 원자잿값 상승으로 일부 건재 품목에 대해 9월1일부로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라며 "이번에 인상되는 품목의 인상율(비인상 품목 제외)은 바스 5.8%, 마루 5.0%, 도어 3.0%, 창호 7.0%이며 전체적으로는 평균 3~7%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원자잿값 인상분을 반영해 이번 가격 인상폭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초반에만 해도 가구업체는 코로나19 수혜기업으로 통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반전돼 올해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가구업계의 맏형 격인 한샘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2.2%나 급감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가구업계 관계자는 "가구가 더 이상 보복소비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당분간 경제적인 악재가 계속되는 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가구업계 관계자는 "여러 인상 요인들을 가구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팔면 팔수록 손해인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시기를 정하기가 쉽지 않지만 가격을 올리긴 해야 한다"고 했다.
하반기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은 가구업체들 중 일부는 조만간 가격 인상을 시사했다. 한 침대업체는 "공지상으로는 하반기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발표됐지만 사업부에서 어렵다는 이야기가 계속 들려와 인상을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가구업체의 경우도 원자잿값과 물류비 등을 이유로 하반기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