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주택거래량이 줄어들며 이사 수요가 잠잠한 가운데 현재 거주 주택을 리모델링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한샘 홈리모델링의 경우 '살면서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 비중이 '이사하면서 공사'하는 비중을 넘어서는 추세다.
한샘의 리하우스 스타일패키지 '심리스 하우스' 모델하우스 거실 전경. (사진=한샘)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김수민 한샘 리하우스 디자인아토 대리점 대표는 "이전에는 새집으로 이사를 하면서 리모델링을 하는 고객이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살면서 집을 고치는 고객이 50%를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이사를 가지 않고 기존에 살고 있는 낡은 집을 고친다는 얘기다.
또 다른 동대문구 소재 대리점 관계자는 "사는 집을 공사하는 비중이 이사 공사 비중을 역전한 지는 꽤 됐다. 현재 사는 집 공사 비율이 75~80% 정도"라며 "1년 전만 해도 이사 수요에 따라서 리모델링 공사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사 공사 비중과 사면서 공사 비중이 8:2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반대로 2:8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단품 위주의 빠른 시공이 가능한 공사를 찾는 손님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한샘은 홈리모델링 사업부분에서 '살면서 공사'와 '이사 공사'를 구분 짓지 않기 때문에 전체 한샘 홈리모델링 공사 중 두 비중을 정확하게 수치화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대다수 대리점들은 살면서 공사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사가 줄면서 전체 리모델링 공사량은 줄었지만 살면서 공사하는 이들이 늘어 감소분을 그나마 최소화할 수 있었다.
실제로 올해 2분기 한샘은 매출액과 영업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홈리모델링 사업부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1%나 감소했다. 주택거래량이 급감한 데다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이 상승하고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한 영향이 컸다.
주택거래량이 늘기만을 마냥 기다릴 수 없는 한샘은 '살면서 공사' 위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한샘은 살면서 공사를 할 때 겪을 수 있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공정별 공사기간을 단축하고, 1일·3일·5일 등 시공 기간에 맞춘 다양한 부분 공사 패키지를 고객에게 제안하고 있다.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정현주 한샘 리하우스 방배대리점 대표는 거주하며 공사를 원하는 고객이 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해 지난 2020년 5월부터 고객용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동작구 동작동에 위치한 약 10평 규모의 독채 원룸을 고객용 숙소로 꾸며 공사가 이뤄지는 동안 고객이 머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리모델링이 끝난 주택을 공개하는 '오픈하우스'도 전국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샘은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공사가 끝난 후 다른 고객들이 리모델링한 집을 둘러볼 수 있도록 오픈하우스를 진행하고 있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일주일 동안 리모델링한 집을 누구나 살펴볼 수 있도록 공개하는 것이다.
현재 전국에 약 160개의 한샘 오픈하우스가 마련돼 있다. 새롭게 분양되는 아파트의 모델하우스처럼 구축 아파트가 리모델링을 통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보여주고,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들의 리모델링 공사를 장려하기 위해서다. 공사를 마친 고객은 자신의 집을 공개하는 대가로 대리점 재량에 따라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샘 관계자는 "과거 홈 리모델링 공사는 다른 집으로 이사할 때나 할 수 있는 대공사로 여겨졌으나 최근 이사를 미루고 살면서 집을 고치는 고객 수요가 증가했다"며 "한샘은 이런 수요에 맞춰 공사 시간을 축소하고, 살면서 공사를 진행할 때의 고객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