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마켓컬리)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연내 상장 가능성이 높은 마켓컬리에 이커머스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IPO를 앞두고 있는 오아시스마켓, 11번가의 향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물류센터로 오아시스마켓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가운데 11번가는 해외직구 시장을 공략하며 차별화 경쟁력을 내세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에 통과했다. 예비심사는 일반적으로 3개월가량 소요되지만 컬리는 5개월간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다가 지난 22일 적격 판정을 받았다.
김슬아 컬리 대표의 지분율이 5.75%로 낮아 경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와 고질적인 적자 문제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증시 입성을 위한 첫 문턱을 넘었다.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은 6개월 내에 상장을 마무리해야 한다. 이에 따라 컬리가 빠르면 연내 상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제 주목할 점은 컬리가 시장에서 몸값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느냐다. 컬리는 지난해 말 진행한 프리IPO(상정 전 투자유치) 당시 기업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받았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경제 침체 우려 등으로 IPO시장이 위축되면서 현재는 2조원대까지 거론되고 있다.
컬리는 2014년 설립해 신선식품 새벽배송 사업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거래액은 2조원으로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이는 국내 이커머스 연평균 성장률에 비해 3배 이상 높다. 하지만 지난해 적자 규모가 2139억원까지 불어났다. 이에 컬리는 오픈마켓 진출과 화장품, 호텔 숙박권 등 비식품군을 확대해 외형을 키우고 있다.
특히 업계가 컬리의 IPO 흥행에 주목하는 것은 마찬가지로 IPO를 앞둔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컬리의 다음타자로 오아시스마켓과 11번가가 지목된다.
오아시스마켓은 하반기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 업체 중 유일한 흑자기업인 오아시스마켓은 성남 제1 스마트 통합 물류센터와 성남 제2 스마트 통합 물류센터까지 가동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영업이익은 70억원으로 2018년 새벽배송 시장 진출 이후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의왕 스마트 풀필먼트센터도 가동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렸다. 여기에
KT(030200), KT알파, 이랜드리테일과 손잡고 이커머스 시장 경쟁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11번가는 24일 IPO 대표 주관사에 한국투자증권, 골드만삭스를, 공동 주관사에 삼성증권 선정했다. 11번가는 공모주 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시장 환경, IPO 절차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 상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11번가는 2018년
SK텔레콤(017670) 자회사 SK플래닛에서 분사할 때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H&Q코리아 등으로부터 5000억원 투자를 유치하면서 5년 내 IPO를 약속한 바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8월 아마존과 협력해 론칭한 해외 직구 플랫폼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외에도 직매입 확대를 통한 빠른 배송경쟁력 강화와 라이브 커머스 및 다양한 제휴협력 기반의 오픈마켓 경쟁력 제고에도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기업가치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우려된다"면서도 "컬리가 IPO 흥행에 성공하면 이커머스 업체들이 IPO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