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좋긴 좋은데 영업용으론 아직 아쉽습니다."
지난 29일 니로 플러스를 운전하는 경기도 안양시의 개인 택시기사 김씨가 건넨 말이다.
니로 플러스 택시.(사진=기아)
이날 저녁 카카오T로 호출해 니로 플러스 택시를 탑승했다. 전기차 택시는 처음이라 기사에게 니로 플러스에 대해 어떤지 물어봤다. 차에 대한 장점이 먼저 나올 줄 알았지만 김씨는 불편한 점부터 털어놨다.
니로 플러스는 기아의 첫 번째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모델이다. 1세대 니로 EV를 기반으로 전고와 전장을 늘리고 실내 구성을 최적화해 차별화된 공간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김씨는 먼저 전기차 충전의 불편함을 꼽았다. 그는 "하루 한 번 충전을 하는데 충전소를 찾아다니는 게 일이다"며 "내비게이션에서 충전소를 검색하고 찾는 과정이 어렵고 마땅한 충전소가 없어 1시간 이상 찾아다닌 적도 있다"고 말했다.
니로 플러스 택시에는 택시 영업에 필요한 티맵 오토 내비게이션, 앱미터, 디지털운행기록계 등을 통합 적용한 '올인원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있다. 하지만 정작 김씨는 스마트폰을 활용했다.
김씨는 "카카오택시 호출을 잡으려면 스마트폰이 편하다"며 "앱미터기도 있지만 따로 설치했다"고 말했다.
이는 아직 올인원디스플레이와 카카오택시와 연동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아는 카카오모빌리티와 협업해 연내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해 올인원 디스플레이에서 카카오택시 호출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택시 호출시 올인원 디스플레이를 통해 호출을 확인하고 스티어링 휠 버튼으로 수락할 수 있어 택시 고객의 운전 집중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니로 플러스의 앱 미터기는 옵션(올인원디스플레이)으로 37만원이다. 택시 수명이 길어야 5~6년임을 감안하면 옵션비용도 부담이다.
니로 플러스는 택시 영업에 맞게 출시됐지만 실제 현장에선 아쉬운 부분도 있다는 게 김씨 설명이다. 특히 트렁크를 차안에서 열지 못하는 게 불편하다고 털어놨다.
니로 플러스 택시 실내.(사진=기아)
김씨는 "짐을 든 승객이 탑승하는데 차 안에서 트렁크를 여는 버튼이 없어 불편하다"며 "차키에도 트렁크를 여는 버튼이 있지만 작동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다소 아쉬운 점은 있지만 니로 플러스의 장점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니로 플러스는 전고를 80㎜ 높이고 실내 구성을 최적화해 승객이 타고 내리기 편하게 했다. 또 보조석 슬림형 헤드레스트로 전방 시야를 확보했고 보조석 뒷편에 C타입 USB단자, 2열 시트벨트 버클 조명, B필라 어시스트 핸들 등 2열 승객을 세심하게 배려했다.
김씨는 "니로 플러스 실내 매트는 고무로 돼 있어 오염이나 먼지에 강하다"며 "아이오닉 5나 EV6는 자가용 기반으로 택시 모델이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이 차별화 됐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전기차 택시인 만큼 부제(휴업일)가 없어 좋다고 전했다. 개인택시 전기차는 3부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정부는 친환경 택시에 대해서는 개인택시사업자에게 의무 적용했던 휴업제를 해제, 모든 요일에 택시를 운행할 수 있게 했다.
전기차 택시는 증가하는 추세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기택시 신차 등록대수는 7394대로 전체의 36.4%를 차지했다. 2013년만 해도 등록된 택시 4만4069대 중 전기택시는 한 대도 없었다. 이후 2016년 160대, 2018년 683대, 2019년 1029대, 지지난해 4993대로 급증했다.
기아는 니로 플러스를 통해 국내 택시 서비스 종사 고객은 물론 법인, 지자체 및 개인 고객의 일상과 여가에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모빌리티 수요를 적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부터는 연간 6200대(택시 4400대, 업무용 1800대)의 판매를 목표로 한다. 글로벌 지역의 카헤일링, 법인 및 개인 고객을 위한 모델도 동시에 개발할 방침이다.
조병철 기아 국내상품실장 상무는 "올인원 디스플레이와 '카카오T' 기사용 앱이 연동될 수 있도록 카카오모빌리티와 협업 중에 있다"며 "카카오 T 뿐만 아니라 '우티(UT)택시' 적용을 위해 양사간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적용된 앱미터(티머니)와 내비게이션(티맵모빌리티) 외에 다양한 플랫폼 사업자와 업무 제휴를 확대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