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6일 폐막하는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22’ 핵심 키워드는 ‘전기료를 줄이는 에너지 효율 가전’이었다. 이번 행사에서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를 필두로 글로벌 가전 업체들은 최고조에 다다르고 있는 유럽 전기료를 고려한 듯 에너지 효율이 높은 신제품 가전을 선보였다. TV 진화의 불씨가 게이밍으로 옮겨간 신제품도 전시됐다.
독일에서 진행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 2022'가 6일(현지 시각) 폐막했다. 사진은 ‘IFA 2022’ 전시회 전경. (사진=오세은 기자)
삼성전자는 IFA에서 유럽 에너지 소비 효율 최고 등급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10%나 더 절감할 수 있는 제품들을 공개했다.
냉장고와 세탁기는 최고 등급인 A등급보다 에너지 사용량이 10%나 적은 것은 물론 스마트싱스 애플리케이션 내 인공지능(AI) 에너지 모드를 가동하면 에너지 사용량을 추가로 절감할 수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세탁기는 최대 70%까지 절감되고, 냉장고도 ‘AI 절약 모드’ 시 최대 30%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친환경 의류 브랜드인 파타고니아와 협업해 개발한 세탁 시 방출되는 미세 플라스틱 배출량을 54%까지 줄여주는 세탁기도 소개했다.
2일~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22’에 참여 기업 중 최대 규모인 삼성전자 부스 전경. (사진=오세은 기자)
LG전자는 기존 유럽에서 냉장고 최고 에너지등급을 받은 자사 A등급보다 연간 소비전력량을 10% 더 줄인 2도어 상냉장·하냉동 냉장고 신제품을 선보였다.
유럽 텃밭을 지키고 있는 밀레도 냉장고 내부의 냉기와 외부의 열을 차단하는 ‘진공단열패널’의 핵심 소재인 실리카를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 신제품 냉장고 ‘K 4000’을 공개했다.
독일 베를린은 오후 8시쯤 일몰이 지는데, 이후 식당을 제외하면 불빛을 찾기 어려웠다. 사진은 4일(현지 시각) 오후 10시 캄캄한 거리. (사진=오세은 기자)
글로벌 가전 업체들이 일제히 에너지 효율 신제품을 선보이는 이유는 현재 유럽의 가정용 전기료가 역대 최대로 올랐기 때문이다. 러시아로부터 공급받아오던 가스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혹독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 영향이다.
실제 일몰이 진 이후 독일 메세 베를린에서 환한 조명은 찾기 어려웠다. 코트라에 따르면 독일과 프랑스 등의 전기료는 Mwh(메가와트시) 당 전년 대비 10배 증가한 1000유로다. 유럽연합은 이달 9일 가스 가격 상한제 등 전기료 안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비상회의를 개최한다.
LG전자는 2일~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22’에서 휘는 게이밍 모니터 올레드TV 42형을 최초 공개했다. (사진=오세은 기자)
TV 중심의 신제품이 게이밍으로 넘어간 것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유럽 게임 산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특히 독일, 영국 등 주요국의 지난해 게임 산업 총 매출액은 176억유로(약 23조원)며, 이는 유럽 게임 산업의 총 매출액 233억유로(약 31조원)의 75% 이상을 차지했다.
LG전자는 휘는 게이밍 모니터 42형을 선보였고, 삼성전자는 모니터가 세로로 돌아가는 ‘콕핏 모드’ 구현이 가능한 오디세이 아크를 전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유럽은 PC 게임인 e스포츠든 콘솔게임이든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중국 TCL 경쟁은 TV만큼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