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삼성전자가 장중 5% 급등하며 올 들어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다만 여전히 연초 대비로는 30% 가량 하락해있는 만큼 이번 반등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 주가가 악재를 충분히 반영했다고 판단하면서도 업황 부진에 따른 내년 실적 역성장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이날 전일 대비 2500원(4.50%) 오른 5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5만8500원까지 오르며 5.22% 급등해 연중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000660) 역시 4.87% 오른 9만4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별로 기관과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각각 1844억원, 753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개인은 2596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순매수한 건 이달 들어 처음이다. 특히 기관은 하반기 들어 삼성전자를 약 2조원어치 순매도했는데 2거래일 연속 1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고 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이 고조된 점과 애플의 신제품 호조 등이 반도체주 투심에 불을 지핀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주는 경기 민감주로 분류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정책에 크게 영향을 받는 업종이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 5일 간 5.2% 올랐다. 달러 약세로 인한 원달러 환율 하락도 외국인 순매수 유입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직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하락분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달 말일 기준(5만9700원) 6.8% 떨어진 상태며, 연초(7만9800원) 대비해서는 29.2% 하락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달 말일 종가(9만5200원)를 밑돌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와 내년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 시기에 이미 모바일과 PC, TV 교체수요가 선반영되면서 내년까지 수요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예측이다. 또한 재고 증가에 따라 내년 D램과 낸드(NAND) 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8월 반도체 수출 지표는 이미 26개월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8월 반도체 수출액은 107억8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7.8% 감소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악재를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내년 전방 수요 둔화에 따른 역성장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6% 감소한 39조4000억원으로 4년 만에 역성장을 전망한다"며 "메모리 부문이 전사 실적 역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주요 고객사들의 메모리 재고 레벨이 정상 수준 대비 높은 상황으로 삼성전자의 재고 레벨도 연말까지 지속 상승할 전망"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가격 하락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대해서도 김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며 "고객사들의 재고 축소와 수요 약세 영향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가격 하락이 지속됨에 따라 역성장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 감소한 9조8000억원으로 추정한다"며 "2분기 이후 급격히 악화되는 시황으로 낸드 부문의 실적이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3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2384.28)보다 65.26포인트(2.74%) 오른 2449.54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