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텔레콤(017670)이 가족에게만 적용되던 기존 결합할인 정책을 변경, 결합 혜택 범위를 가족이 아닌 지인으로 확대했다. 앞서
LG유플러스(032640)와
KT(030200)가 결합 범위를 넓힌 이후 SK텔레콤까지 동참하면서 이동통신3사 모두 가족관계증명서에 등재된 가족을 제외하고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사회적으로 1~2인 가구 비중 증가 추세 등을 반영한 정책이라지만, 3위 사업자가 결합정책에 공격적으로 나오다 보니 1, 2위 사업자들도 결합상품 지배력 전이 측면을 고려, 덩달아 결합 혜택 범위를 넓히는 모양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요즘가족결합' 상품을 출시했다. 기존에는 가족관계증명서에 등재돼 있는 가족에 한해서만 결합이 가능했지만, 새로운 가족결합은 주민등록등본 기준 동거인으로 기재돼 있으면 결합이 가능하도록 했다. 함께 살고 있다는 증빙이 있으면 예비부부도, 친구끼리 함께 사는 경우도 가족결합이 가능해진 것이다. SK텔레콤은 다음달 8일부터는 기존 결합 상품인 'New온가족플랜', 'TB끼리 온가족프리', '한가족할인'의 신규가입을 종료하고, 요즘가족결합으로만 신규가입을 받을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사회적으로 1~2인 가구의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해 결합 가능한 가족 범위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모델이 결합할인 서비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이통사들의 결합 혜택 범위 확대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지난해 1월 LG유플러스가 가족 외에 지인까지로 결합폭을 넓힌 이후 같은해 10월 KT도 종이 청첩장, 예식장 계약서 등 간단한 증빙을 제출하면 가족관계 증명서 없이도 결합 혜택을 제공하는 신혼미리결합을 선보였고, 올해 4월 정규상품화 했다. 업계 관계자는 "3위 사업자가 결합 혜택을 강화하며 결합상품 점유율을 늘려가면서 기존 시장지배적 역할을 하는 사업자들도 점진적으로 결합 폭을 넓힌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결합상품의 지배력을 상위 사업자들이 놓지 않으려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이러한 공격적 정책을 발판삼아 결합상품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통신시장경쟁상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계약건수 기준 2020년 말 전체 결합상품 규모는 1975만건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5.2%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KT계열은 38.9%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SK계열과 LG계열은 각각 28.7%, 28%를 기록했다. 2위인 SK계열과 LG계열의 점유율 차이가 0.7%포인트에 불과한 상황이다. SK계열의 결함상품 규모는 소폭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LG유플러스의 가입자 증가분은 2020년 전체 결합상품 가입자 증가분의 67.5%를 차지했다. 가족 외 지인으로 결합 혜택 범위를 넓힌 바 있는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영향력을 더 키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결합상품 점유율 시장이 탄력적인 구조는 아니지만, 그 안에서 LG유플러스는 공격적인 정책으로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고, 상대적으로 SK텔레콤은 결합상품 점유율 지배력이 약화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이 요즘가족결합으로 결합 혜택 범위는 넓혔지만, 기존 결합 상품 대비 할인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스마트폰 회선 수에 따라 광랜은 3500~1만8000원, 기가계열은 3500~2만4000원 차등 할인을 제공한다. 인터넷과 인터넷(IP)TV 등 유선 할인혜택의 경우 광랜 4400원, 기가계열 1만1000~1만3200원이 할인된다. 최대 할인 기준으로 보면 할인요율이 늘어난 모습이지만, 실제 결합 회선수와 인터넷의 종류에 따라 실제 할인폭은 비슷하거나 소폭 많기도, 적기도 한 모습이다. 가령 기가인터넷과 이동전화 3회선을 결합할 경우 요즘가족결합이 온가족플랜 대비 1390원 할인폭이 더 크지만, 기가인터넷과 5회선을 결합할 경우 온가족플랜을 선택하면 1410원 더 할인받을 수 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