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면 그야말로 학생이 바글바글했습니다. 1990년대 말 초등학교에 입학한 저는 9반까지 반이 있었고, 한 반에 45명 안팎의 학생이 있었습니다.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는 오래 전부터 들어온 이야기지만 이를 실감하게 한 것은 같은 학교에 입학한 조카였습니다.
지난해 1학년에 입학한 제 조카는 5반까지 반이 있고, 한 반 학생이 20명 안팎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라떼'와 비교하면 학생이 4분의 1로 줄어든 셈이죠.
학생이 줄어드니 학생을 가르칠 선생님도 줄여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물론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과하게 줄여선 안되겠지만, 학생이 급격히 줄어드는 마당에 예전처럼 선생님을 뽑을 수는 없을 겁니다.
실제 내년도 공립학교 신규 교사 선발 인원이 전반적으로 올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국 초등학교 교사의 경우 올해보다 5.2% 줄어든 3561명을 선발합니다.
초등은 올해 3758명에서 내년 3561명으로 197명(5.2%) 감소한 수준인데요. 특히 서울의 경우 내년도 선발 인원이 올해의 절반 수준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216명을 선발했는데 내년에는 101명(46.8%) 더 적은 115명만을 뽑습니다. 대구 또한 30명을 뽑겠다고 하면서 올해보다 초등교사 채용 규모를 20명(40%)이나 줄였습니다.
(사진=뉴시스)
전국 17개 시도 중 13개 시도에서 올해보다 내년도 초등교사를 더 적게 뽑겠다는 방침이며 충남과 광주는 올해와 같은 규모를 선발합니다. 이밖에 경기와 제주는 올해보다 각각 2.5%, 64.6% 많은 인원을 초등교사로 뽑습니다.
유치원 선생님 선발도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내년도 공립 유치원 교원 채용 규모는 422명으로 올해 579명보다 157명(27.1%) 감소했습니다. 17개 시도 중 11개 시도가 올해보다 선발 규모를 줄였습니다. 서울은 42명에서 10명으로 32명(76.2%), 대구는 10명에서 3명으로 7명(70%)을 줄였습니다. 경기, 인천, 부산도 내년도에 뽑는 공립 유치원 교사 수가 올해의 절반 수준입니다.
공립 특수학교 내 유치원·초등 교원은 올해 894명보다 545명(61.0%) 감소한 349명을 선발하기로 했습니다.
대구·부산·제주·강원을 제외한 13개 시도가 올해보다 선발 규모를 줄이겠다고 공고했습니다. 올해 82명을 뽑았던 충북은 내년에 5명만 뽑겠다고 밝혔고, 세종도 30명에서 2명으로 무려 93.3% 감축했습니다.
교원 감축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지만, 씁쓸하다는 생각은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