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세에 따른 우려로 주택매매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리모델링업계, 가구업계도 타격을 입고 있다. 이사하는 이들이 줄어들면서 가구 교체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줄어들고 있다. 기존에 악재들이 쌓여있던 터라 가구업계의 시름은 깊다.
한샘 포레 컴포트 4인 식탁 라운지세트. (사진=한샘)
지난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수도권 분양권·입주권 거래량은 307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9407건보다 67.3%나 줄어든 수치다. 특히 서울 분양권·입주권 거래량은 52건에 그치면서 지난해 대비 75.2%나 급감했다. 아파트에 이어 빌라 거래 시장도 고전하고 있다.
주택거래량 하락은 이사 감소로 이어져 리모델링과 가구에 대한 수요도 떨어뜨리고 있다. 이는 가구업계의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가구업계 맏형 격인 한샘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002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12.0%나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21억5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9%나 급감하며 컨센서스를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특히 주요 사업인 홈리모델링 사업부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1%나 감소했고, 홈퍼니싱도 19.7% 줄었다. 한샘 관계자는 "주택거래량 급감과 주택담보대출 이자율 상승 등 금리 인상 기조,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인상을 비롯한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 환경 악화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말했다.
2분기 현대리바트는 지난 2012년 현대백화점 인수 이후 첫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리바트의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액은 3600억7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올랐지만 2억86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글로벌 가구 공룡 이케아는 2014년 국내에 상륙한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매출 감소라는 부진한 성적을 받았다. 이케아코리아가 지난 14일 공개한 2022 회계연도 실적 발표에 따르면 이케아코리아의 매출액은 6186억원으로, 전년 대비 10%나 줄었다.
이 같은 가구업계 부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가구업계를 괴롭혀 온 원자재 가격·물류비·인건비 상승에다 주택 거래량까지 곤두박질치면서 매출을 끌어올릴 요인은 부재한 상태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한샘 실적에 대해 "두 개 분기 연속 어닝 쇼크는 결국 한샘의 가장 중요한 전방 지표인 아파트 매매거래량의 둔화에 크게 기인한다고 보여진다"며 "매출 회복이 3분기에 곧바로 확인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본다면 이익의 절대 눈높이 자체를 크게 낮추어야 하는 실정"이라고 내다봤다.
가구업계는 당장의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접어둔 분위기다. 대신 경제 회복 이후의 우위 선점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를 위해 디지털전환과 매장 혁신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한샘은 매장 혁신을 통해 오프라인과 온라인 연계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2일 한샘은 '비즈니스 컨퍼런스'를 열고 대리점 경쟁력 강화를 위해 △리모델링 신상품 개발 △시공품질 강화 △디지털전환 △온·오프라인 연계서비스(O2O) 채널 확대 △광고·마케팅 등의 전략을 제시했다. 한샘 관계자는 "당장의 호재는 없지만 시장이 회복된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 등 컨퍼런스를 통해 세워놓은 전략을 실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장 방문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던 이케아코리아는 전화, 채팅, 온라인 화상 서비스 등 다양한 옴니채널로 상담부터 결제까지 가능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다. 현대리바트는 스마트팩토리를 통한 생산성 강화와 맞춤형 제품 생산, 고급화 등의 전략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