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서울·경기를 제외한 인천 서·남동·연수구, 세종 등 4개 지역을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했다. 또 수도권에서는 경기 안성, 평택, 동두천, 양주, 파주 등 5곳과 세종을 제외한 지방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했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2년 제3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를 열고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조정'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주정심은 지난 6월30일 제2차 주정심을 열고 대구 수성, 대전, 경남 등 6개 시·군·구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하고 대구 7개 도시와 경북, 전남 등 11곳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한 바 있다.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현재 전국의 투기과열지구는 종전 43곳에서 39곳으로, 조정대상지역은 101곳에서 60곳으로 각각 줄어들었다.
이날 주정심 민간위원들은 최근 주택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금리 상승 등 하향 안정 요인이 증가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
지방의 경우 하락폭이 확대되고 미분양 증가 등을 감안할 때 선제적인 규제지역 해제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서울 및 인접지역은 아직 주택가격이 높은 수준이고 하락 전환 기간도 길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번에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지역은 부산 해운대·수영·동래·남·연제·서·동·영도·부산진·금정·북·강서·사상·사하구, 대구 수성구, 광주 동·서·남·북·광산구, 대전 동·중·서·유성·대덕구, 울산 중·남구, 청주, 천안 동남·서북구, 논산, 공주, 전주 완산·덕진구, 포항 남구, 창원 성산구 등 41곳이다.
단 세종시는 최근 지속 확대된 주택가격 하락폭 등을 감안해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되 적은 미분양 현황, 높은 청약경쟁률 등을 고려해 조정대상지역은 유지하기로 했다.
주정심은 특정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다고 판단하면 '조정대상지역'으로, 투기가 성행한다고 보이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다. 이때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에 비해 일정 수준 이상 높은지 등을 살핀다.
규제지역 지정·해제 여부는 직전 3개월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1.3배(조정대상지역), 1.5배(투기과열지구) 넘는지와 청약경쟁률, 분양권 전매거래량 등의 요건을 따진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게 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억원 이하면 40%, 9억원 초과는 20%가 적용된다. 15억원을 초과하면 아예 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가 9억원을 초과하는 담보대출에 차주 단위로 적용된다. 이외 주택을 취득할 때 자금 조달 및 입주 계획 신고 의무에 더해 증빙자료까지 제출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조정대상지역은 LTV이 9억원 이하 구간은 50%, 9억원 초과분은 30%로 제한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은 50%가 적용되는 등 대출규제가 가해진다. 여기에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이 한층 강화되고 청약은 1순위 자격 요건이 높아지는 등의 규제도 받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지역 해제로 인해 지방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 현상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반적인 주택 시장의 거래 활력은 떨어졌으나 이번 규제지역 해제로 공급과잉 우려가 있거나 향후 차익기대가 제한적인 곳, 대출 이자부담이 커 매각을 원하는 이들이 집을 팔 출구와 퇴로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의 규제지역을 전면 해제했다는 것은 정부가 공언했던 시장정상화의 측면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새 정부 들어서 실행된 가장 가시적인 규모의 규제완화가 오늘의 규제지역 해제·조정이라는 점에서도 충분한 의의가 있다"고 평했다.
한편 이날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는 세종시에 대해 주택 투기지역 지정사유 충족 여부를 심의해 세종시를 주택 투기지역에서 해제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세종시 대한 조정대상지역 지정은 유지됨에 따라 주택 투기 지역이 해제되더라도 향후 주택가격 상승 등 불안 양상이 나타날 우려가 낮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조정안은 관보 게재가 완료되는 9월26일 새벽 0시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국토교통부는 21일 '2022년 제3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인천·세종을 투기과열지구에서, 세종을 제외한 지방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에서 각각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2월8일 세종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