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이르면 5년 뒤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자동차 스스로 주행하는 시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미래를 배경으로 한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모습이 현실화하는 셈이다.
전 세계 각국 정부와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완성차 브랜드들도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점할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산적하다. 자동차에게 어디까지 역할을 맡길 것인가에 대한 법·제도적 정비 및 규제 완화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KMPG에 따르면 2020년 71억 달러(10조1672억원)에 불과했던 자율주행차 시장은 오는 2035년 1조1204억 달러(1604조4128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때문에 애플, 구글 등 글로벌 IT공룡 기업을 비롯해 벤츠, 포드 등 완성차 브랜드도 일찍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는 현대, 기아자동차가 레벨3 자율주행 상용화에 고삐를 죄고 있는 상황이다.
자율주행차는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로 불린다. 차량에는 주변 상황을 인지하기 위한 3D카메라, 라이다(LiDAR) 센서, 레이더(Radar) 같은 정밀기술이 탑재되고 방대한 주행데이터 등과 상호작용한다. 이를 바탕으로 최종 주행 판단은 자율주행차의 뇌라 불리는 '인공지능(AI)'이 결정하게 된다.
표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의 자율주행 기준.(표=뉴스토마토)
자율주행 기술은 통상 0단계(레벨)부터 5단계까지 총 6단계로 구분한다. 테슬라 오토파일럿의 경우 운전자가 주행상황을 항시 주시해야 하는 레벨2(부분자율주행)로 불린다. 현재 상당수 기술은 레벨3에 해당하는 '조건부 자율주행' 상용화에 맞춰져 있다. 레벨3는 제조사가 지정한 조건 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는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레벨3를 상용화한 브랜드는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S클래스)와 일본 혼다(레전드) 2곳뿐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올 연말 레벨3 기능을 탑재한 제네시스 G90을 출시한다는 목표다. 연내 정부 성능 인증을 통과해 시장에 나온다면 국내에서는 처음, 세계에서는 3번째 자율주행 레벨3를 선보이는 브랜드가 된다.
정부도 이러한 시장 상황에 맞춰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초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등 4개 부처가 참여하는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을 출범시킨 후 5대 분야, 총 84개 세부과제 지원을 위해 오는 2027년까지 1조974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교통정책 컨트롤타워인 국토교통부는 청사진을 통해 추가적인 정책적 지원을 속속 내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율차 시범 운행지구를 위한 지정 제도 도입이 꼽힌다. 불필요한 규제도 과감히 걷어내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 사용화가 인간 역사에 또 다른 변화를 불러올 거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지인학과 겸임교수는 "바퀴가 등장한 오천여 년 동안 사람의 조정자 역할은 단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며 "자율주행은 인간이 운전노동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에 인간이 운전하지 않는다면 자동차에게 어디까지 역할을 맡길 것인가 이런 것들에 대한 법·제도적으로 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3일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KMPG에 따르면 2020년 71억 달러(10조1672억원)에 불과했던 자율주행차 시장은 오는 2035년 1조1204억 달러(1604조4128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사진은 자율주행차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