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 순방기간 중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한국 전기차 차별 반대 입장을 강력히 전달했다고 전했다. 특히 국익과 실용에 기반한 무역·통상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나 '정부가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는 추궁이 국정감사를 통해 거듭 지적될 예정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4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산자위) 산업부 국정감사에 참석해 "제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취임한 이래 다양한 정책 분야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창양 장관은 무역·통상 분야와 관련해 "미국 IRA에 대해 지난 미국 순방기간 중 상무장관과 의원들을 만나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 반대 입장을 강력히 전달했다"며 "미측으로부터 많은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월 9일 발효된 IRA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회원국인 북미 3개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자동차만 세금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계는 한국산 전기차가 연 10만대 이상의 수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에너지 부문에서는 "지난 여름 역대 최대 전력수요를 기록하는 와중에도 전력 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며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을 수립해 탈원전 폐기정책을 공식화하고 중장기 에너지믹스 방향을 재정립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장원리에 기반해 에너지 시장을 혁신하기 위해 에너지 수요효율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며 "체코·폴란드 등을 중심으로 원전 세일즈 외교를 추진했다"고 전했다.
산업 분야와 관련해서는 "투자프로젝트 관련 규제, 환경·노동 킬러규제, 숨은 규제, 공공역할 재조정 등
세제와 입지 지원 등 4대 산업규제에 대한 혁신방향을 정립하고 도전적인 연구개발(R&D) 혁신방안을 수립하고, 중견·중소 상생형 R&D 사업을 신설하는 등 기업의 혁신역량 강화를 추진했다"고 했다.
향후 추진계획에 대해 이 장관은 "성장지향 산업전략을 통해 산업 대전환을 가속화해 나가겠다"며 "규제 개선방향이 확정된 투자프로젝트는 세제, 입지 등 신속한 투자이행을 지원하고 신규 프로젝트도 계속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이차전지, 로봇 등 첨단산업 육성과 주력산업의 그린·디지털 전환에 대한 중장기 청사진으로서 '산업대전환 전략'도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또 "국익과 실용에 기반한 무역·통상 정책으로 기업 성장과 산업구조 고도화를 뒷받침하겠다"며 "자국 우선주의와 공급망 교란으로부터 기업의 안정적인 생산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공급망과 무역 안보체계를 굳건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에너지 시장 혁신과 신산업 창출을 통해 튼튼한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글로벌 에너지 수급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한편 안전한 원전 활용, 합리적인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 실현 가능한 에너지믹스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전북 군산)은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통과 과정에서의 대응이 윤 정부의 아마추어식 국정 운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산업부나 정부가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IRA로 현대자동차 등 우리나라 기업들이 미국에 수출하는데 전혀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며 "실무선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 윤석열 정부에 일부 보고가 됐는데도 대응하지 못했던 점, 그리고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방한 시에 충분히 상의하고 협의해 대책을 마련할 수 있었는데도 실기한 점도 짚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정책에 대해서는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완전히 대립적으로 보고 재생에너지를 악으로 치부하고 있는 게 윤석열 정부의 모습”이라며 성토했다.
사진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안보고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