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첫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정부의 늦장대응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대해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정부의 초기 대응이 일본과 유럽연합(EU)보다 앞섰다며 반박했다. 또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무역수지 개선에 비상한 각오로 임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4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한 정부 대응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창양 장관은 이날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IRA에 대해 산업부가 적기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하자 "일본과 독일, EU의 대응을 보면 인지 시점이나 대응 강도나 시기 등에서 한국이 전반적으로 가장 앞서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국내에선 의문이 있겠지만 통상당국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수준으로, 가장 높은 강도로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7월28일에 법안이 공개됐고, 공개되자마자 대사관으로부터 법안 통과를 보고받았다"며 "대사관 차원에서 이 법이 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업계와 협의하고, 많은 조문이 어떤 영향을 줄지 법률 자문회사에 검토를 의뢰했다"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 8월 9일 발효된 IRA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회원국인 북미 3개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자동차만 세금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내 생산기반 부재로 전기차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 국내 자동차 업계는 한국산 전기차가 연 10만대 이상의 수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정부가 IRA에 대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IRA 법안은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 브리핑과 정부·의회·언론·기업 등에서 세부 내용을 이미 공개했다면 산업부, 코트라가 조금만 관심을 가졌으면 금방 어떤 내용인지 알았는데 전혀 법안에 관심 없었던 것"이라며 "산업부와 통상교섭본부가 미 법안 모니터링도 안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 그 법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고, 법안 나왔을 때 미주 당국에서 법안을 분석해 보고했다"며 "자동차과·배터리과·통상과 등 다 의견을 모아 규범이 합치되는지 검토하고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악화된 우리나라 무역수지와 관련해서는 "국익과 실용에 기반한 무역·통상 정책으로 기업 성장과 산업구조 고도화를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감사 시작 전 업무보고를 통해 "자국 우선주의와 공급망 교란으로부터 기업의 안정적인 생산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공급망과 무역 안보체계를 굳건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신통상 경제협력과 규범을 선도해 우리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수출 리스크 관리와 기업애로 해소를 위한 수출 총력지원체계를 본격 가동해 무역수지 개선에 비상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 산업통산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는 37억7000만 달러 적자로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25년 만에 처음으로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4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한 정부 대응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사진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