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공고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스마트면세점 수수료율, 임대료 산정 방식 등을 두고 공항과 관세청 간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지부진한 논의에 업계에서는 12월에나 입찰 공고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면세점 입찰 공고가 미뤄지고 있다. 이번 입찰은 인천공항 제1여객 터미널 9개와 제2여객 터미널 6개 등 총 15개 사업권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입찰 공고가 7월에 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10월이 넘도록 지지부진한 것은 관세청과 공항간 입장차이가 너무 커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양측은 면세사업자 선정 방식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다 지난 8월 사업자 '복수 추천' 방식으로 합의를 이뤘다. 공사가 입찰을 통해 2곳 이상의 복수 사업자를 추천하면 관세청과 공사가 5대5 비율로 점수를 부여해 최종 선정하는 방식이다.
롯데면세점 인천공항 전경(사진=롯데면세점)
이제 주요 쟁점은 스마트 면세점 서비스다. 이는 면세점들을 한군데 모은 일종의 통합 앱으로,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30분 전까지 면세품을 구매하고 매장에서 찾는 서비스다. 공항은 여행객의 쇼핑 편익과 간편한 가격 비교를 장점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업체들 입장에선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이미 각사마다 온라인몰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관건은 스마트 면세점 입점 수수료율이다. 여행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지만 면세점의 실적 개선이 더디다 보니 추가적인 비용부담에 난색을 보인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면세점 매출은 1조5701억원으로 집계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여행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매출 증가율은 1년전과 비교해 2.8%에 그쳤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뛰면서 여행 시장이 다시 얼어 붙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관세청은 업계의 이런 상황을 고려해 스마트 면세점의 수수료율을 기존 매장 판매 수수료율과 별도로 적용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면세점 임대료 산정방식에 대한 논의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업계에서는 매달 정해진 임대료를 내는 최소 보장액이 아닌 매출 연동형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최소 보장액을 적용하면 매달 수백억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내야 한다. 반면 공항은 여객수 증감률을 반영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러니 12월은 돼야 입찰 공고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의 입장차가 확연한 만큼 의견을 모으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아무리 빨라도 11월 말이나 늦으면 12월에나 공고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