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외환보유고 감소 등으로 한국이 외환위기와 같은 위기를 다시 맞을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허장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가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특히 한국의 외환보유고와 관련해서는 "충분한 수준"이라며 오히려 한국이 외환보유고를 너무 많이 쌓고 있다는 IMF 측의 지적을 전했다. 또 과거와 다르게 정부 뿐만 아닌 민간이 보유한 외환이 상당하다는 견해도 내놨다. 경상적자는 건전한 수준이라며 연간으로는 적자가 나지 않을 것으로 봤다.
허장 IMF 상임이사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동행 취재기자단과 만나 '외환위기 재현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같이 답했다.
허장 상임이사는 "한국은 연간 경상수지 적자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경상적자가 (월간으로) 약간 나도 굉장히 건전하다"고 언급했다.
국가신용도의 위험 수준을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과 관련해서도 "CDS 프리미엄으로 국가 부도 확률을 계산해도 1% 미만이라는 분석이 있다. 너무 불안해 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CDS 프리미엄은 국제금융시장에서 대외신인도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이 지표가 높을수록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관의 신용위험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 11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62.73bp(1bp=0.01%포인트)로 연중 최고점을 찍었다. 다만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거래된 5년물 한국 CDS 프리미엄은 60.87bp로 전날보다 1.86bp 하락했다.
하지만 여전히 연고점 부근에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허 이사는 "대신 (한국 경제에) 내부적인 금융불안정성, 가계부채 등 불균형이 있지만 가계부채는 대부분 신용도가 높은 사람들이 많이 가지고 있기에 충분히 갚을 수 있다"며 "IMF가 한국에 대해 위험하게 보는 부분도 딱히 없지만 굳이 본다면 노동시장 유연성, 가계부채, 부동산시장 정도"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외환보유고도 "충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킹달러'에 따른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 9월 한 달 간 196억 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우려가 제기된데 따른 답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난 2008년 10월 274억 달러 줄어든 데 이어 역대 두번째 감소폭이다.
이는 8월 말보다 4.5% 감소한 수준으로 9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167억7000만 달러다.
허 이사는 "IMF는 오히려 한국이 외환보유고를 너무 많이 쌓는다고 지적하는 편"이라며 "또 과거와 달리 정부 뿐 아니라 민간이 가지고 있는 외환도 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허장 IMF 이사는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지난 2020년 11월부터 IMF 이사로 재직 중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 대표부 경제공사,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등을 역임한 바 있다.
허장 이사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동행 취재기자단과 만나 '외환위기 재현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사진은 허장 국제통화기금(IMF) 이사 모습. (사진=기획재정부)
워싱턴DC=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