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같으면 큰 건물 하나마다 자리잡고 있던 빵집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를 찾아 구매하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어디에서 사든 비슷한 맛을 볼 수 있게 됐지만, 동네 빵집 각개가 가지고 있던 다양한 맛은 사라졌습니다. 비단 빵의 선택에서만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상의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 구글, LG전자, 추억의 팬택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지만 이제는 애플 아니면 삼성전자의 신제품에만 눈이 쏠리고 있습니다. 시장의 절대 강자만이 살아남게 되는 시대에 살게되면서 각 시장에서 독점적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자들만 남게 됐습니다. 시장경쟁에 밀린 사업자들이 자연스레 밀린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선택의 폭이 좁아졌습니다.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해 포털사이트 다음과 카카오톡 사용이 일시중단 되었다. 사진은 포털사이트 다음 사이트. (사진=뉴시스)
이번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에서도 독점의 폐해는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카카오톡을 사용한지 10년밖에 안 됐지만, 카카오톡 서비스가 중단되니 메시지 소통에 불편함이 고스란히 다가왔습니다. 지도부터 택시플랫폼, 결제, 엔터테인먼트 등 일상과 연결된 많은 서비스들의 이용이 불가해지면서 누군가는 일상의 단절도 경험했습니다. 편리하다는 이유로 시장의 절대 강자에 일상 서비스의 대부분을 기댄 결과, 일상의 먹통이 발생했습니다.
독점은 경쟁에서 승리한 자가 누릴 수 있는 특권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플랫폼에 종속돼 일상이 단절되는 결과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이런 독점적 시장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가는 곳만 가게 되고, 사던 것만 사게 되고, 선택하던 것만 하게 되는 일상이 아닌 다양한 것을 보고 느끼며 선택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공존'의 모습에 대해 고민을 시작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