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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증권가 PF 부실 우려가 두렵다
입력 : 2022-10-21 오전 6:00:00
주요 증권사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부실화 우려가 국내증시를 덮치는 모습이다. 높아지는 금리 상황에서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PF 현장의 이자 상환이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증권사의 신용 경색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사실상 신규 PF 대출 승인은 현재 이뤄지지 않는다고 하니, 기존 대출의 연체율 증가와 자금을 돌려막기 위한 신규 대출이 막히게 되면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자금 경색 우려가 증권가를 덮칠까 두렵다. 
 
더불어 PF 대출 부실화는 자연스럽게 증권사의 자금줄을 마르게 하는 요소이다 보니 국내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의 3중고를 맞고 있는 증시 환경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4.7%로 지난해 말(3.7%)보다 1%포인트 올랐다. 지난 2019년말(1.3%)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상승한 수준이다. 아무래도 고금리 상황이 지속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대출 규모는 역대 최대다. 해당 자료에는 올해 1분기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규모가 28조8436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히고 있다. 만약 PF 대출이 연쇄적으로 중단될 경우 자칫 금융권 전체 유동성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연체율이 높아진다는 소리는 빌려준 돈을 제때 받지 못한다는 의미가 된다. 자금은 한정적인데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하고, 이리저리 돌려막아야 하는데 신규 대출도 막히다 보니 결국 탈이 나게 된다. 문제는 증권사의 자금이 PF 현장으로만 쏠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개인투자자의 신용 자금 역시 증권사의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파는데 활용하는데, 아무래도 자금 경색이 심화되면 신용 비중이 줄어들어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이 줄어들게 된다. 지난 18일 기준 증시의 대기자금 성격인 고객 예탁금은 50조원이 무너진 49조원 수준으로 집계된다. 신용잔고는 15조9600억원 가량으로 나타나고 있다. 증시가 하락 기조를 거듭하면서 고객 예탁금은 연초 71조원 수준에서 31.59% 급감했으며, 신용잔고도 23조원 수준에서 16조원 가까이 줄었다.
 
증시 반등을 위해선 고객 예탁금 증가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유동성이 풍부해야 증시의 활황이 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사의 자금 경색 리스크가 가중된다는 신호는 결론적으로 증시에 유입될 수 있는 자금줄이 마르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현재 3중고에 시달리는 비관적인 증시 환경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해석된다.
 
이럴 때일수록 금융감독당국의 발빠른 대응은 중요하다. 부실 PF 현장이 있다면 부실 대응의 강도를 높여야 하지만, 재빠른 옥석가리기로 모든 현장을 일괄적으로 죽이는 것이 아니라 심층적인 검토를 통해 자금 수혈을 통해 살릴 현장은 심폐소생술을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
 
우선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부실화가 야기할 수 있는 유동성 위기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부동산 PF 대출 관련 ABCP 차환 발행 여부 등 단기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점검한다고 했다. 여기에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를 내실화해 양호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대출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고 했다. 문제는 속도다. 
 
최성남 증권팀장
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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