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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0일 18:4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은주성 기자] 이지스자산운용이 대학로CGV 건물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와 관련해 대주단과 차입금 대출기간 연장에 합의했다. 다만 최근 기준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높아지며 대출이자 부담이 늘어 펀드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됐다. 펀드 만기를 2년여 앞두고 건물자산 처분을 추진하고 있지만 부동산 업황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매각 작업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이지스자산운용은 운용보수와 판매보수를 삭감하면서 수익성 방어에 나섰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지스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299호’의 차입금과 관련해 대주단과 대출기간을 1년 연장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2022년 10월18일까지였던 대출금 만기가 2023년 10월18일로 변경됐다.
이 펀드는 이지스자산운용이 2019년 10월 출시한 상품이다. 서울 종로구 명륜2가에 있는 지하 6층, 지상 9층 규모의 ‘대학로CGV’ 영화관 건물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다. 매 반기별로 펀드 가입자에게 수익 분배금을 지급하는 구조로 운용된다. 만기는 5년으로 2024년 10월까지다.
서울 종로구 명륜2가에 있는 대학로CGV 건물 전경. (사진=이지스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은 대학로CGV 건물을 마일스톤자산운용으로부터 615억원, 부대비용까지 더하면 약 657억원에 매입했다. 펀드 모집액(22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은 담보대출을 통해 조달했다. 차입금 규모는 선순위가 390억원, 후순위는 30억원이며 메트라이프생명보험이 선순위, SBI저축은행이 후순위로 참여했다.
다만 이번 대출연장 과정에서 대출금리가 선순위는 기존 연 3.0%에서 연 5.5%로, 후순위는 기존 연 4.5%에서 연 8.5%로 각각 높아졌다. 최근 기준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 환경이 악화되면서 담보대출 금리 인상도 불가피했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 인상으로 펀드가 부담하는 이자비용이 늘어나게 된 만큼 펀드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출기간 연장에 따른 이자비용을 단순 계산해보면 이 펀드는 연간 24억원의 대출이자를 부담하게 된다. 기존에 부담하던 연간 이자비용(13억500만원)보다 약 84% 증가한 수치다. 선순위 이자가 기존 11억7000만원에서 21억4500만원으로, 후순위 이자는 기존 1억3500만원에서 2억5500만원으로 각각 늘어난다.
대학로CGV 건물은 CJCGV가 2027년 6월까지 책임임대차 계약을 맺고 있어 임대율이 100%다. 현재 대학로CGV 건물의 월 임대료수익은 임대차 계약에 따른 임대료 인상률 등을 고려할 때 영화관으로 사용되는 지하5층~지상7층이 약 2억4000만원, 사무실과 매표소가 있는 8~9층이 약 1400만원 등 모두 2억55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결국 연간 임대료 수익이 30억6000만원 정도라고 본다면 이번 대출금리 인상에 따라 연간 임대료 수익의 약 78%를 대출이자 비용으로 지출하게 되는 셈이다. 이 펀드가 아직 수익을 내고 있지만 지출비용이 늘고 얻는 이익이 줄어드는 만큼 수익성이 더욱 저하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에 이지스자산운용은 수익률 저하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펀드 운용보수와 판매보수를 낮추기로 결정했다.
펀드의 부동산 자산 처분을 통한 매각차익 여부도 불확실하다. 부동산 자산은 거래규모가 크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부동산 펀드들은 만기 2년 정도를 앞두고 자산 매각을 추진한다. 이지스자산운용도 펀드 설정 당시 펀드 설정일로부터 2년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부동산 매각을 추진해 차익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실제 2022년 6월부터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를 매각자문사로 선정하고 자산매각을 추진했지만 아직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대형 영화관이 입주한 건물은 안정적 임대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로 주목을 받아왔다. 영화관들이 보통 장기 임대차계약을 맺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의 대학로CGV 투자 펀드도 4일 만에 목표액 220억원을 모집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영화관 매출이 타격을 받으면서 상황이 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됐지만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는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로CGV 투자 펀드도 2020년 4월~2021년 5월까지 코로나19 영향으로 임대료 미납이 발생하다가 2021년 6월에서야 미납 임대료가 납입됐고 이후 현재는 정상 납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대학로 상권이 과거보다 침체된 데다 급격한 금리상승 등으로 중·대형 빌딩거래가 줄어들고 있어 펀드의 부동산 자산 처분이 더욱 장기화될 수도 있다. 자산 처분 지연으로 대출이 다시 연장되고 대출금리 추가 인상, 이자부담 증가 등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 인상에 따른 펀드 운용비용 확보 및 배당수익률 감소로 인한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다각도로 검토한 끝에 펀드 운용보수 및 판매보수를 삭감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의 기조와 이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 어려운 시장상황에도 불구하고 2023년 중의 시장상황을 살펴보면서 자산 매각을 시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부동산 시장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최적의 매각안을 도출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자산 매각이 연장된 부동산 담보대출 만기까지 이뤄지지 않으면 기존 부동산 담보대출을 재연장하거나 리파이낸싱(Refinancing)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 e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