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구정의 모든 사업이 중요하지만 광진구의 체계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도시계획이 중요합니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21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도시계획을 동력삼아 광진구 발전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울 다른 지역 못지 않게 광진구는 지역 발전에 대한 염원이 큰 지역이다. 김 구청장이 “광진구는 상대적으로 낙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얘기할 정도다.
광진구의 상업지역은 전체 면적 대비 1.19%에 불과하며, 아파트 비율은 서울에서 두 번째로 낮고, 노후도는 서울에서 세 번째로 열악한 상황이다.
30년 경력 '행정의 달인'
이러한 상황에 취임한 김 구청장은 행정고시 출신의 30년 공직생활을 경험한 ‘행정의 달인’으로, 광진구 부구청장 1년을 비롯해 서울시에서도 1급 공무원을 지냈다. 25명의 구청장 가운데 단 두 명이 들어가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에 도시공학 박사인 이기재 양천구청장과 함께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이같은 경험과 안목을 두루 갖춘 김 구청장이 주목한 해결책이 도시계획이다. 시일이 다소 걸려도 낙후된 광진의 체질을 바꾸기 위해서는 도시의 밑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 이를 위해 도시발전 핵심공약으로 도시기본계획인 '2040 광진플랜'을 준비 중이다.
김 구청장은 “지역 간 균형발전을 위해 역세권 고밀·고층 개발계획, 상업지역 확대와 함께 다채로운 스카이라인을 조성하겠다”며 “주민의 생활편의를 높일 수 있도록 광진구 전체를 들여다보며 문제점을 분석하고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수립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4일 광진구청에서 열린 동일로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계획결정 주민설명회. (사진=광진구)
"역세권 중심 용도지역 상향·상업지역 확대"
광진구 전반적으로는 역세권을 중심으로 고밀개발을 위한 용도지역 상향과 상업지역 확대를 추진하고, 문화와 상권이 조화를 이루는 종합 도시발전계획을 갖추겠다는 복안이다. 세부적으로 중곡동과 천호대로변 등 주요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방안도 계획 중이다.
김 구청장은 “가장 낙후됐다고 평가받는 중곡지역 개발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중곡의료복합단지를 중심으로 보건·의료·행정 특화거점으로 조성하고 화양발전소 부지 복합개발을 통해 상업기능을 강화하고 생활편의시설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40년 전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조성된 중곡동 일대는 한때 서울에서 가장 좋은 주거지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지만, 도시환경의 변화로 주거환경이 저하되고 기반시설이 열악해졌다. 광진구는 중곡지역 개발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며 주차공간 확충과 교통체계 개선으로 개발에 따른 주차 및 교통 수요도 대비한다.
"천호대로 고밀개발 추진"
김 구청장은 “천호대로변을 보면 성동·동대문 구간과 비교해 광진구 지역은 고밀개발이 안 돼 있다”며 “우리 구 구간의 천호대로도 고밀개발이 가능하도록 상업지역을 확대하고 주상복합개발을 통해 개발 여건을 개선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동일로 지역엔 용도지역 상향과 상업지역 확대를 통한 고밀복합개발로 강남과 성수의 배후상권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KT부지 첨단업무 복합개발과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도 차질없이 계획대로 추진한다. 구의역 일대는 첨단업무시설과 주거·상업이 공존하는 광진구의 대표 중심지로 성장한다.
김 구청장은 “상생을 최우선 가치로 하는 따뜻한 발전을 이루겠다고 약속한다”며 “변화와 발전이 약자에게 또 다른 고통이 되지 않도록 상생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8월23일 김경호 광진구청장이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골목에서 주밀들과 청소를 한 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광진구)
"소통하며 발전하는 광진"
‘도시계획’이 광진의 발전을 약속하는 키워드라면, ‘소통’은 김 구청장 구정 운영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민선8기 광진의 비전이 ‘소통하며 발전하는 광진’이기도 하다.
김 구청장은 “동네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여러 주민들을 만나면서 ‘광진구 발전이 더디다’, ‘소통이 부족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며 “그런 구민들의 간절한 바람과 오랜 숙원을 잊지 않고 항상 구민 가까이에서 늘 소통하며, 도시발전을 이루고 가장 행복한 도시 광진을 만드는 게 저의 목표”라고 얘기했다.
취임 1호 결재도 각 지역 주민들과 분야별 오피니언 리더로 구성해 구정 발전을 함께 논의하는 ‘광진발전소통위원회’ 구성이다. △구청장 직통문자 운영 △동별 찾아가는 민원보고회 △초·중·고 학교 소통나들이 △소통예산 관리체계 구축 등 여러 가지 소통 사업을 수립하고 추진 중이다.
매주 수요일에는 민원 처리를 위한 ‘대책보고회’를 열고 매주 금요일에는 면담을 요구하는 주민을 직접 만나는 ‘구청장 만남의 날’이나 ‘민원 현장 방문의 날’을 갖는다. 2주에 한 번은 주민들과 함께 골목청소를 한다.
"소통 기반 없는 계획은 탁상공론"
김 구청장은 “공직생활 30년간 여러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했지만 소통에 기반하지 않은 계획은 탁상공론이라고 생각한다”며 “구민들과 얼굴을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다 보면 미처 몰랐던 많은 것을 배우는 만큼 주요 정책 결정에 현장 중심의 다양한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진구에 이해도가 높고, 행정을 잘 아는 김 구청장이 취임한 이래 광진구청 안팎에서 ‘분위기가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평가가 들려오고 있다. 지난 취임 100일엔 직원들에게 '커피차'를 쏘며, 앞치마를 두르고 커피와 샌드위치를 나눠주기도 했다.
김 구청장은 “광진의 변화는 모든 직원들의 땀과 노력으로 하나씩 이루어지고 있으며, 우리 직원들이 행복해야 구민들도 행복할 수 있다”며 “내부 소통에도 꾸준히 힘쓰며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직원들의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이 21일 광진구 발전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광진구)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