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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C&C "관리책임 소홀 아니다" vs. 카카오 "화재로 먹통"
서비스 장애 두고 책임론 공방 지속
입력 : 2022-10-21 오후 4:19:15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먹통이 됐던 카카오(035720) 서비스가 정상화됐지만, 책임 공방은 가열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은 지난 16일과 17일 두 차례 합동감식 진행 후 화재 원인에 대해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지만, 보상 예상 금액이 수백억원대로 추정되면서 화재 원인 규명부터 사태 책임을 놓고 신경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이용자들의 집단소송까지 추진되고 있어 두 기업의 갈등이 결국 법정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경찰은 SK㈜ C&C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21일 업계와 경찰, 소방당국 등의 의견을 종합하면 지난 15일의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는 지하 3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곳에는 전기실, 비상용 전원 시스템인 무정전전원장치(UPS)실, 배터리실 등이 함께 있었는데 UPS에 전원을 공급하기 위한 배터리실의 배터리에서 불꽃이 일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재 발생 직후 자동으로 고압 할로겐 가스 분출 장치를 통해 진화가 시도됐으나 1시간가량 진행된 초기진화는 실패했다. 이에 결국 소방당국이 최후의 수단으로 물을 뿌려 진화에 나섰다. 이때 설비 전체에 대한 전력 차단도 결정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들이 17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비스장애 두고 "데이터센터 관리 부실 아냐" vs. "어쨌든 화재가 1차적 책임" 
 
SK㈜ C&C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안전관리에 문제가 없었던 상황이며, 매뉴얼에 따라 비상 연락망을 통한 화재 발생 상황을 고객사와 소통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관리 부실에 따른 서비스장애에 대해서 일축한 셈이다. SK㈜ C&C는 리튬이온 배터리 상태를 보여주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그래프를 공개하며 "사고 시점인 15시19분까지 아무 변화 없이 안정적인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상상황이 보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비스 장애가 장시간 벌어진 것은 고객사의 백업·이원화 시스템 구축 미비라는 입장이다. 지주사인 SK(034730)도 17일  "판교 데이터센터는 관련 법의 안전 규정에 따라 검사를 정기적으로 수행해 왔으나, 불의의 사고가 발생한 만큼 보완 사항을 면밀히 확인하겠다"고 공시했다. 
 
반면 카카오는 화재의 근본적 원인이 SK㈜ C&C에 있다고 공론화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19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서비스 장애 사태의 원인에 대해 "직접적 원인을 밝히기는 쉽지 않을 것 같으며, 간접적 원인을 이야기한다면 (카카오가) 우선 순위상 경중 판단을 잘못했다고 본다"고 했다. 또 "근본적인 원인은 리튬배터리"라고도 말했다. 리튬배터리는 원래 화재에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화재 사고가 나자마자 서버 수천대가 다운돼 카카오의 서비스가 마비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카카오의 백업·이원화 시스템 구축 미비는 간접적인 요인으로, 주요 요인은 배터리와 데이터센터의 관리 부실이라는 얘기다.  
 
화재원인 규명 중이지만…배터리로 결론날 시 SK온도 타격 
 
현재 발화 지점은 배터리로 추정되고 있지만, 발화 원인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다. 국과수는 최초로 발화된 배터리 모듈 1점을 수거해 정밀감정 중으로, 결과는 약 3주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비스 장애에 대한 책임을 두고 SK㈜ C&C와 카카오가 공방 중이지만, 데이터센터의 화재 원인이 배터리로 결론날 시 배터리 제조사에 대해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 홍은택 대표는 배터리제조사에 대해 "SK온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SK㈜ C&C가 21일 공개한 카카오와 통화 내역. (자료=SK㈜ C&C)
 
보상은 수백억대…화재 인지시점 티격태격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보상 예상 금액은 수백억원대로 추정된다. KB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화재 발생에 따른 카카오의 단순 피해 규모를 추산하면 일매출 약 220억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이용자들의 집단소송까지 추진되고 있다. SK㈜ C&C와 카카오 양사가 책임 공방을 가열하는 이유다. 이들은 화재 인지시점을 놓고도 맞서고 있다. 향후 사고 책임과 계약 등의 해석을 두고 다툼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SK㈜ C&C는 이날 화재 직후 카카오 측 관계자와 통화한 기록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오후 3시35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 오후 3시37분 카카오 관계자, 오후 3시41분 카카오페이 관계자와 통화했고 전화는 카카오 측에서 걸어왔다. SK㈜ C&C 측은 "서버 장애 발생 원인을 문의해, 화재 경보 사실을 알리며 확인 중이라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카카오는 오후 3시27분 인프라 장애를 인지한 뒤, 오후 3시40~42분경 SK㈜ C&C측에 먼저 연락해 화재 사실을 알았다고 입장이다.
 
SK㈜ C&C는 카카오 서비스 장애의 주된 원인인 전원 차단도 카카오에 사전에 알리고 협의했다고 주장했다. 소방당국의 요청으로 SK㈜ C&C는 15일 오후 4시52분 전체 전원을 차단했다. 공개한 통화기록에 따르면 SK㈜ C&C 관계자는 오후 4시40분 카카오, 오후 4시42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오후 4시43분 카카오페이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카카오는 오후 4시53분 SK㈜ C&C로부터 데이터센터 전원 차단을 통보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카카오 측은 화재가 발생하는 순간 이미 서비스가 먹통이 됐기 때문에 화재 인지 방식과 시간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경찰이 압수수색 중인 SK C&C 판교캠퍼스 모습. (사진=뉴시스)
 
경찰은 SK㈜ C&C 데이터센터 압수수색
 
이번 사태에 대해 경찰은 이날 SK㈜ C&C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판교캠퍼스 A동(서버동)과 B(업무동) 2곳에 대해 진행되며,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화재 발생 전 서버에 이상 신호가 감지된 바 있는지 등을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배터리의 점검 내역과 화재·안전 관리 실태에 대한 자료도 압수할 방침이다. 경찰이 압수수색에 나서자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카카오서비스 먹통의 책임 소재가 카카오에서 SK㈜ C&C로 옮겨진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SK㈜ C&C 관계자는 "화재에 따른 통상적인 절차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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