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 C&C
카카오(035720) NAVER(035420)(네이버) 수장들이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디지털서비스 먹통 사태에 대해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국정감사에서 예견된 인재라는 질타가 이어졌다. 특히 보상과 관련해 전례없는 보상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SK㈜ C&C와 카카오는 보상책 확대를 약속했다.
박성하 SK㈜ C&C,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박성하 대표는 "임직원은 책임을 통감하고 있고 이 자리를 통해 불편을 끼친 점을 사과드린다"며 "보상에 대해선 사고 원인을 규명 전이라도 협의할 계획이며 앞으로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서버 이중화 조치는 진즉에 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비스 제공이 미흡했던 것이 있었다"며 "불편을 끼쳐서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으며, 이 GIO도 "네이버도 일부 장애를 일으킨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매뉴얼대로 빠르게 서비스를 복구했지만 앞으로 더 점검하고 이용자 불편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수연(왼쪽부터) 네이버 대표, 이해진 네이버 GIO, 이종호 과기정통부장관, 김범수 카카오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홍은택 카카오대표, 박성하 SK㈜ C&C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방위 회의실에서 열린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과방위원들은 이날 SK㈜ C&C의 데이터센터의 설계상 문제와 관리 부실, 카카오의 데이터센터 부재 및 서버 이중화와 재난매뉴얼이 미흡한 점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이들의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에 대해서도 관리감독이 미흡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별도의 라인과 전기선을 만들어 이중화해야 하는데 천장에 메인 케이블을 놔 타게 만들었다"며 "내부 물리적 설계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이정문 의원은 "전기실, 비상용 전원 시스템인 무정전전원장치(UPS)실, 배터리실이 한 층에 있었다"며 "설계적 결함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은 "화재가 발생할 리 없었다는 건데,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성하 대표는 "관련 법 규정을 준수해 데이터센터의 설계, 운용을 구축했다"며 "데이터센터 구축, 설계, 운영과 관련해 재배치도 고려해 개선방안을 세우겠다"고 답했다. 화재원인에 대한 질문에는 원인을 규명 전이기 때문에 명확한 원인을 알고 있지 못한다면서도 배터리 이슈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 대표는 "배터리와 관련된 설비를 조사당국에서 수거해 가 정확한 사안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배터리 이슈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소속 박완주 의원은 "데이터센터 전원은 동시에 차단됐는데, 네이버와 복구시간이 상당히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또 "화재 대응 매뉴얼도 없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화재로 인해 데이터센터 전체가 셧다운 되는 경우는 아직까지 없었다"면서 "이에 대해 대비를 못했고, 개발자들의 경우 작업 도구가 이중화되지 않아서 서버를 자동으로 배포 못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은 "카카오 먹통이 반복되는 것은 데이터센터 자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10년 전 데이터센터를 준비한 네이버나 글로벌 기업 수준에 맞게 (데이터센터 구축을)도달하는 게 목표"라며 "서버를 이중화하는 단계가 있는데 미흡했던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에 대한 책임론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정필모 의원은 이종호 장관에 사고 발생 후 20시간만에 방송통신재난상황대응실을 장관 주재 방송통신재난대책본부로 격상했다며, 위기관리 대응 매뉴얼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반문했다. 이종호 장관은 "사고를 빨리 진압하는 게 중요했고, 그러한 부분은 지시해서 초기에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응했다"고 답했다. 이에 정 의원은 "너무 책임감이 없다"고 질책했다.
SK㈜ C&C와 카카오 간 보상에 대한 협의는 아직까진 논의된 바 없지만, 양사는 과방위원들의 보상과 관련해 질책이 이어지자 보상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언급을 했다. 박성하 대표는 "사고 원인 규명이 이뤄지기 전이라도 적극 협의할 것이며, 그룹과도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무료 서비스 이용자 피해보상은 전 세계적으로 선례가 없지만, 피해사례를 접수받는대로 피해 이용자 측과 협의체를 만들고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