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국정감사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 비판하며, 증인 출석을 거듭 요구했다. 국정감사 불출석 시 고발 등의 조치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은 24일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최태원 회장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해 "이유같지 않은 이유"라며 "오후에 다시 한번 국회에 출석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불출석할 것을 대비해 고발, 동행명령 등 조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 양당 간사가 오전에 협의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과방위 국정감사 영상회의록 시스템. (사진=영상회의록 시스템)
앞서 과방위는 지난 17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박성하 SK㈜ C&C 대표 등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증인으로 신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최태원 회장은 21일 4페이지 분량 사유서를 통해 "부득이한 사유로 출석이 어려움을 양해해 달라"고 전달했다. 최 회장은 "이번 사태로 다수의 국민이 큰 불편을 겪었고 관련 서비스 소비자, 중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발생한 점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SK그룹은 관련 조사에 협조해 사고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및 사후 대책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기재했다. 다만 "다음 달 프랑스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 3차 총회에서의 경쟁 PT를 총괄하며 책임지고 있어 중차대한 경쟁 PT를 앞둔 상황에서 본인의 국감 증인 출석에 대해 유치위원회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전이 치열한 상황에서 증인 출석과 관련해 자극적이고 부정적 기사들이 양산되면 경쟁 PT의 효과와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불출석 의사를 전달했다.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은 "최태원 회장의 불출석 사유서를 보고있자니 회장님이 회사 직원에게 보내는 입장문인지 구분이 안된다"며 "오만한 불출석 사유서는 처음본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과방위 국정감사는 시작한 지 15분28초반에 정회됐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당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한 상태로, 국감을 잠시 중단할 것을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중앙당사에 대해서 오전 9시 전, 1차 압수수색 시도가 있었는데, 영장제시 등 설명 없이 난입한 상태에서 발생했다"며 "검찰에 의한 중앙당사 난입상황이라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회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국감이 진행되고 있는데, 자체 의총을 이유로 정회를 요청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우리 국감은 정시에 정상적으로 출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정청래 위원장은 "간사 측 의견을 수렴해 잠시 정회할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며 국감 중단을 선언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