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지난 29일 발생한 이태원 사고가 발생한 핼러윈데이와 같이 주최자 없는 다중 운집 행사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별도 매뉴얼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승진 경찰청 강력범죄수사과장은 31일 이태원 사고 중대본 브리핑에서 “현재 주최 측이 없는 다중이 운집이 예상되는 그런 상황에 대해서는 대비 매뉴얼이 별도로 있는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도 “주최자가 없는 행사라는 경우가 유례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지침이나 매뉴얼을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 개선방안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핼러윈데이 보다 많은 인파가 몰린 여의도 불꽃축제나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이태원 지구촌축제의 경우 보다 많은 통제인원이 배치되고 동선 관리가 이뤄지는 등 안전사고 예방대책이 이뤄졌다. 이에 이번 사고 원인 중 하나로 현장 통제 부재가 꼽히면서 주최자 없는 다중 운집 행사에 대한 관리 부실이 지적되고 있다.
또한, 사고 당일 배치된 경찰인력도 10만명에 달하는 인파를 제대로 통제하기에 부족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핼러윈 데이 직전 발표자료를 통해 200명을 현장 배치한다고 했으나, 실제 배치 인원은 137명에 불과했다. 137명 역시 현장 통제 활동보다 불법촬영, 마약 등 범죄 예방과 불법행위 단속 등을 중심으로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 과장은 “과거 이태원에서 있었던 핼러윈 축제에 배치됐던 인원과 비교해보면 평균 30~90명 선인데 이번에는 훨씬 더 증원된 규모로 배치를 해서 대비했다”며 “그간 다중 운집 상황에 대해 경찰은 현장통제보다는 범죄예방·불법단속을 중심으로 대비해왔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날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154명이며, 그 중 153명의 신원을 확인한 상태다. 부상자는 중상 33명 포함 총 149명이다. 외국인은 사망자 26명, 부상자 15명이다.
정부는 지난 30일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사상자 및 유가족을 지원하고 있다. 사망자 장례비는 실비로 최대 1500만원까지 지급할 계획이다. 유가족과 지자체 전담 공무원 간 일대일 매칭도 모두 완료했고, 31개 장례식장에도 공무원을 파견해서 원활한 장례를 지원할 예정이다.
부상자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재정으로 실치료비를 우선 대납하고, 중상자는 전담 공무원을 일대일 매칭해서 지원할 방침이다.
전국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내달 5일까지 조문을 진행한다. 유가족·부상자 등에 대해서는 구호금과 함께 세금·통신요금 등을 감면하거나 납부를 유예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토요일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해서 행정기관·공공기관의 행사나 모임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애도 분위기와는 다른 사고 동영상, 개인신상의 무분별한 유포는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추가 피해로 이어지는 만큼 자제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이태원 사고 중앙대책본부 회의 브리핑 도중 배석자들과 답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