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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운 케이블TV협회장 "내년초 지역SO 통합 앱 출시…지역 ICT·문화 허브 기대"
커머스방송 외 SO·PP 공동제작 등 변화 경험…'긍정 분위기' 생겨
입력 : 2022-11-0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인터넷(IP)TV에 이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까지 들어오면서 케이블TV(SO)는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침체된 분위기였습니다. 이를 커머스방송, 기술중립성 시범서비스, SO·PP(채널사용사업자) 공동제작 등에서 변화의 경험을 쌓으면서 '한번 해보자'는 긍정의 분위기로 전환된 것이 지난 1년여 넘는 기간 동안 협회를 이끌며 끌어낸 성과라고 생각됩니다." 
 
이래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월 취임 이후의 이룬 유의미한 성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IPTV에 이어 OTT에 유료방송 시장을 내주며 사업자들 사이 회의감이 돌았지만, 변화의 경험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시장에 동력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래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 (사진=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이 회장의 말처럼 케이블TV 업계는 지난해부터 발빠르게 달리며 변화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6월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로 시작된 지역채널 커머스방송은 지역 소상공인과 농어민 등을 위한 판로개척 효과는 물론 지역플랫폼으로서 가능성을 확인시켜 줬으며, 2015년 미래창조과학부 시절부터 논의되던 기술중립성에 대한 논의도 급물살을 타면서 현재 주파수(RF) 방식으로만 방송 송출이 가능한 케이블TV도 IPTV와 같은 IP 방식으로 송출이 가능하게 됐다. IPTV처럼 부가서비스의 빠른 전환이 가능해지고, 고품질 서비스도 가능해진 것이다. 케이블 기반 서비스라는 올드미디어의 이미지 탈피도 가능하다. 규제산업인 유료방송시장에서 사업자들이 힘을 합쳐 문을 두드린 결과다. 이 가교 역할 중심에는 이래운 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 업계에서 나오는 목소리다. 내부의 힘을 합쳐 지속 가능한 성장전략을 만들어가자는 이 회장의 지론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케이블TV의 콘텐츠도 내부 협력을 기반으로 키워냈다. 대개 SO와 PP는 아웅다웅하는 관계지만, 중소PP가 모여 운영 중인 PP공동제작협력단에 지난 6월 SO가 동참하면서 케이블공동제작협력단으로 확대 출범해 '눈에 띄는 그녀들 시즌1'과 같은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시즌1의 흥행으로 지난달에는 시즌2도 선보였다. 공동제작과 동시간 대 편성을 통해 노출 효과를 극대화한 덕에 수익을 높여 공동 배분하는 첫 사례로도 평가받는다. 이래운 회장은 "유료방송 시장은 결국은 콘텐츠로 귀결되는데, 일반인이 참여하는 최근 트렌드의 콘텐츠를 선보였다"며 "이러한 콘텐츠로 20대부터 30대까지 시청자 폭이 넓어지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고 평했다. 
 
눈에 띄는 그녀들 시즌2 공동제작 협약식. (사진=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이래운 회장은 협회 전반기를 끌고 온 협력과 소통을 기반으로 후반기도 끌고 나간다는 방침이다. 내년을 목표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지역 SO들의 콘텐츠 통합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드는 일이다. 이 회장은 "전국 89개 SO가 협력해 케이블TV 가입자만 시청 가능한 지역채널의 범위를 넓혀 지역 콘텐츠 가치를 제고시키고 활성화하자는 목적에서 개별 SO들의 앱을 통합한 '가지(GAZI)'를 내놓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가지 앱은 이달 베타 오픈을 거쳐 내년 초 정식 출시된다. 이 회장은 "우선 지역 채널의 뉴스 콘텐츠부터 선보일 것"이라며 "지역 테두리 안에서 한정적으로 보도되던 지역뉴스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소비자의 콘텐츠 선택의 폭을 넓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는 뉴스에 생활정보를 더하고, 지역 명소와 결합하는 방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지역민, 지역 소상공인, 로컬 크리에이터, 지방자치단체 등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오픈 플랫폼을 지향한다"며 "통합된 앱 안에 지역의 문화를 연계적으로 닮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범 서비스 중인 가지(GAZI) 앱. (사진=앱 캡쳐)
 
중장기적으로 지역채널이 지역 생활 플랫폼으로 설 수 있도록 정책적 준비 작업도 겸하고 있다. 가령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체온감지 시스템으로 장시간 연락이 없는 경우를 알아내는 서비스나 방범·재난 정보 서비스를 주민센터 외에 SO도 할 수 있도록 주무부처를 비롯한 정부와 긴밀하게 논의해 보겠다는 것이다. SO가 지역의 ICT 플랫폼으로 역할하게끔 하자는 구상인데, 이 회장은 이같은 계획을 밝히며 지난 2014년 당시 CJ헬로비전이 리모콘으로 이용자의 안전 확인 시범서비스를 선보인 점을 예로 들었다. 지역의 경우 수도권 대비 문화적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SO가 지역 문화 허브 역할도 충분히 해낼 것으로도 내다봤다. 이 회장은 "지역 ICT·문화 플랫폼에 주민센터뿐만 아니라 지역 SO들이 주도적 역할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 당국과 긴밀히 협력할 생각"이라며 "실핏줄 네트워크 사업자로서 지방자치단체와 사업 협력 아이디어도 적극 개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업의 지속성과 성장을 위해 일정 부분 예산이 확보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가령 지방소멸대응기금의 0.1%라도 케이블TV의 지역성과 매칭돼 사용된다면 케이블TV가 지역소멸을 막는 정책적 목표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래운 회장은 이러한 케이블TV의 외연확장과 함께 소통의 창구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IPTV의 케이블TV 인수합병(M&A)으로 사업자들 간 신뢰의 문제가 있었지만, M&A가 마무리되면서 환경도 마련되고 있다며 대화와 협상이 오갈 수 있는 '마켓'으로 역할을 정립하겠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글로벌 OTT가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데, 우리끼리 싸울 것이 아니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SO·PP·홈쇼핑 등 업계 내부에서 해결하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협회가 공평하게 조율을 잘 한다면, 상생협력을 이루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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