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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에 밀리고 OTT에 치였던 케이블TV, '반전드라마' 만든다
케이블TV와 IPTV 가입자 격차는 지속 확대
입력 : 2022-11-0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인터넷(IP)TV에 밀리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치였던 케이블TV(SO)가 반전 드라마 만들기에 나섰다. 가입자 감소 지속으로 시장 쇠퇴기에 접어든 환경에 굴하지 않고, 커머스방송 등 신사업 진출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서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위기 돌파를 위한 자구책으로서 신사업을 강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ICT·문화 허브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업계가 협력하며 생존 방안을 찾아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1월 처음 역전된 IPTV 가입자와 케이블TV 가입자 수 차이는 매해 격차를 키우고 있다. 케이블TV의 가입자 이탈이 IPTV로 이동하면서 격차를 키우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IPTV와 케이블TV의 격차는 676만명이다. 이동통신3사가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IPTV를 함께 계약할 경우 요금 할인을 제공하고 있고, 가족 회선을 묶는 방식으로 가입자 이탈을 방지한 것이 10여년간 쌓인 결과다. 
 
새로운 플랫폼인 OTT는 미디어 콘텐츠 시장의 지형을 바꿔놓고 있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콘텐츠 이용이 가능해지면서 기존 TV의 영향력이 약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실제 케이블TV의 영향력이 큰 미국에서는 OTT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 시청이 전통 방송 시청 방식을 뛰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닐슨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미국 TV 소비시간 중 스트리밍 서비스 시청 점유율은  34.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케이블TV의 월간 시청 점유율은 34.4%에 그쳤다. 케이블TV의 쇠퇴가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다. 
 
LG헬로비전 모델들이 헬로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헬로비전)
 
이에 국내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단순히 기존 서비스만으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니라 지역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장기 플랜의 성격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KCTV제주방송은 케이블TV 최초로 IP망 기반의 방송을 시범 송출했다.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7월 전송방식 기술에 따른 방송역무 가운데 케이블TV에도 IP 전송방식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기술 칸막이 규제가 사라지자 적극 나선 것이다. 날씨, 항공 정보, 관광 정보 등 호텔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클라우드 게임 탑재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정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와이파이6E 기술을 토대로 제주도에 특화된 공공와이파이 기반 플랫폼인 웨이크업(WAKE UF) 사업에도 나섰다. 
 
LG헬로비전(037560)은 커머스방송을 사업화하고 있다. 커머스방송을 통해 지역의 특산품을 판매하며 지역과 공동성장에 나서면서 TV 커머스몰부터 웹서비스 기반 제철장터까지 커머스 사업에 대한 경쟁력도 키우고 있다. 내년에는 제철장터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공개, 커머스 사업의 접근성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역의 상품과 컬래버레이션 해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내놓는 것도 고려 중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도 개별 SO들의 앱을 통합한 '가지(GAZI)'를 선보이거나 셋톱박스를 단일화하는 작업에 나서는 등 변화의 물꼬를 트고 있다. 가지는 지역채널의 뉴스 콘텐츠를 중심으로 선보인 뒤 생활정보와 지역의 명소 등과 결합하는 방향으로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셋톱박스 단일화는 IP망 기반의 서비스 송출이 가능해지면서 케이블TV 1300만 가입자를 대상으로 셋톱박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진행되는 사업이다. 
 
개별 기업과 협회 차원에서 신사업을 적극 찾으며 대응하고 있지만, 업계 전반으로 변화의 바람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이 적극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율성을 증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케이블TV를 포함한 유료방송이 OTT에 준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정책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특히 케이블TV를 포함한 유료방송 사업자가 15~21개의 부관조건을 부여받고 있는데, 이를 최소화하고 기준 확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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