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국내 100대 기업 중 미등기임원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임원 승진 확률이 이전보다는 낮아졌지만, 100대 기업 확률보다는 높았다. 100대 기업의 임원 승진 기회는 전년보다 높아졌는데도 여전히 1% 미만으로 조사됐다.
7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발표한 '2022년 100대 기업 직원의 임원 승진 가능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파악된 삼성전자의 미등기임원은 1102명으로 가장 많았다. 여기에 사내이사 5명까지 합치면 전체 임원(사외이사 제외)은 1107명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임원 1명 당 직원 숫자는 2014년(80.7명)→2015년(83.3명)→2016년(89.8명)→2017년(94명)→2018년(97.4명)까지 직원 100명 미만이었지만, 2019년 100.1명을 시작으로 2020년(101.7명)→2021년(106.2명)→2022년(107명)에는 100명을 넘었다. 임원 승진 확률은 2014년 1.24%에서 올해는 0.93%로 소폭 낮아졌지만, 올해 100대 기업 임원 승진 확률 0.83%보다는 다소 높았다.
2014년~2022년 삼성전자 임원 1명당 직원 수 현황. (자료=유니코써치)
재계 4대 기업 중
LG전자(066570)와
SK하이닉스(000660)는 올해 임원 1명당 직원 수가 지난해보다 줄었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106.2명에서 올해 107.0명, LG전자가 128.8명에서 120.0명,
현대차(005380)가 147.8명에서 149.4명, SK하이닉스가 189.1명에서 160.2명 등으로 변동했다.
올해 반기 기준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수는 83만372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3만7715명보다 3995명(0.5%) 감소했다. 반대로 미등기임원은 6361명에서 6894명으로 533명(8.4%) 증가했다. 산술적으로 전체 직원 중 임원은 올해 120.9대 1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2011년 당시 100대 기업에서 일반 직원이 임원으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은 0.95% 수준이었고, 이후 2015년 0.94%, 2018년 0.8%, 2019년 0.78%, 2020년 0.78%, 2021년 0.76% 등으로 점차 낮아졌다. 올해는 0.83%로 임원 승진 확률이 높아졌지만, 계속해서 1% 미만에 그쳤다.
업종별로 임원 1명당 관리하는 직원 수는 큰 편차를 보였다. 증권업에 포함된 회사들은 올해 직원 42.4명당 1명꼴로 임원 자리에 비교적 많이 오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직원 52.3명 중 1명꼴보다 문턱이 더 낮아졌다. 무역(63.7명), 석유화학(70.0명), 보험(78.3명) 업종 등도 직원 100명 미만 중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유통 분야는 직원 291.5명당 1명 정도만 임원으로 승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통업의 특성상 매장 직원이 다수를 차지해 일반 직원으로 입사해 임원까지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은 다른 업종에 비해 다소 낮았다. 이외에도 조선·중공업(171.7명), 자동차(146.1명), 전기·전자(134.6명), 철강(120.1명), IT·통신(106.7명) 업종도 임원 승진 경쟁률이 100대 1를 넘었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이사는 "지난해 연말 인사와 달리 올해 연말과 내년 초 대기업 임원 승진 인사는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올해 임원 승진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2025년부터 ESG 공시 의무화로 인해 환경과 안전, 지속가능경영 관련 분야 인재들을 임원으로 영입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사내·사외이사 등기임원을 제외한 미등기임원으로 한정해 이뤄졌고, 직원 수는 반기보고서에 명시된 인원을 기준으로 했다. 임원 승진 확률 계산은 해당 기업 전체 직원 수에서 임원 수를 나눈 값을 100으로 곱한 값으로 산출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