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가 반도체 수급난을 뚫고 공장 가동률을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는 등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현대차 글로벌 공장 평균 가동률은 95.2%로 전년 동기 대비 3.0%p 올랐다.
특히 국내 공장 가동률은 103.7%로 최근 3년 내 최고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9.1% 상승했다. 해외의 경우 터키공장이 101.5%로 가장 높은 가동률을 보였다. 이외 체코(97.3%), 브라질(97.3%), 북미(92.8%), 인도(92.5%) 등 대부분 90%를 상회했다. 베트남공장은 88.8%의 가동률을 보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러시아공장 가동률이 29.3%로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러시아공장은 지난달 가동이 완전 중단된 상태다. 러시아공장을 제외하면 가동률은 98.8%에 달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3분기 가동률(98.5%)을 넘어섰다.
2025년 상반기 전기차 양산에 들어갈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사진=현대차)
기아(000270)도 공장 가동률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3분기 글로벌 공장 평균 가동률은 90.0%로 전년 동기 대비 8.2%p 상승했다. 2019년 3분기 가동률 92.0%와는 2%p 차이에 불과하다. 미국 95.2%, 국내 91.7% 등 5곳의 공장 중 멕시코(75.6%)를 제외한 4곳 모두 90%가 넘는 가동률을 보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 이슈 등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도 차량 생산 일정 조정 등을 통해 공급 지연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높은 가동률은 3분기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현대차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한 37조7054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판매 실적도 14% 늘어난 102만5008대였다.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 문제가 완화하고 있고 구매 대기 수요가 넘쳐나는 공급 우위가 지속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부품 부족 장기화 등으로 올해 연간 도매판매 목표를 기존 432만대에서 401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성장률은 기존 목표 13~14%에서 19~20%로, 영업이익률 목표도 5.5~6.5%에서 6.5~7.5%로 높였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지난달 3분기 실적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품질비용 반영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 등의 영향으로 연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차 생산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공장 정상화까지는 반도체 수급은 여전히 변수다. 자동차 전동화 추세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완벽하게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올해 보다는 내년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25일 미국 조지아주에 짓는 전기차 전용 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이 공장은 내년 초부터 본격 공사를 시작해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연간 생산량은 최대 30만대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울산공장과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 각각 국내 최초의 전기차, 전기 목적기반모빌리티(PBV) 공장을 곧 착공해 2025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두 공장의 최대 연산 규모는 각 15만대다. 한국과 미국의 전기차 전용공장 3곳이 모두 완공되면 현대차그룹은 연간 60만대의 전기차 생산 능력을 추가로 갖추게 된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