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영역 난이도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현직 교사들은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다고 봤지만 입시업체들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전년도보다 어렵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학입시상담교사단 소속 윤희태 영동일고 교사는 17일 수능 영어영역 출제 경향 분석 인터뷰를 통해 "작년 수능보다는 쉽고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며 "새로운 유형의 문제는 없었고 어휘도 어려운 편은 아니었다. 그간 봤던 모의평가와 동일한 유형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9월 모의평가 때보다 문단과 문장의 길이가 길어져 그 기준으로 시험을 준비한 수험생들은 다소 어려웠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어영역은 절대평가로 등급이 나온다. 지난해 수능의 경우 90점 이상인 1등급의 비율은 6.25%였다. 이는 재작년 12.66%보다 절반이나 줄어든 수치다.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는 이 비율이 5.74%로 더 낮아졌으나 9월 모의평가에서 16.0%로 급등해 다소 쉬워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학생들이 까다롭게 생각하는 어법 29번 문항의 경우 평이하게 출제됐다는 게 교사단의 분석이다. 고난도 문제로는 빈칸 추론 문항인 34번, 글 순서를 묻는 37번, 문장 삽입 문항인 39번을 꼽았다.
전기홍 무학고 교사는 "34번과 37번 문항은 내용의 정확한 이해와 높은 수준의 추론 능력을 요구하는 문항이었다"면서 "39번 문항은 상위권과 중위권 사이 학생의 변별력을 확보하는 문항이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입시업체들은 지난해 영어영역과 비슷한 난이도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사전략연구소 소장은 "이번 수능 영어영역의 전체적인 문제 난이도는 작년 수능과 비슷하나 올해 9월 모의평가가 매우 쉬웠기 때문에 체감 난이도는 더 높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도 "재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로 학생들의 학습량이 전체적으로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이번 수능은 전년도 수능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약간 쉽게 출제된 것으로 보이지만 중상위권 학생들에게는 다소 힘든 시험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는 의견도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어렵게 출제된 작년 수능 영어영역과 비교하면 더 어려웠다"며 "9월 모의평가에 비해 어렵게 출제하려던 당초 의도보다 대폭 어렵게 출제됐다. 수험생들이 큰 혼란을 겪었을 수 있다"고 짚었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본부는 영어영역 출제 경향과 관련해 "인문·사회·자연·예술·문학 등 영역별로 균형 있게 출제했고,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하되 교육과정 기본 어휘와 시험 과목 수준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 어휘를 사용했다"며 "실제 영어 사용 상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항을 냈다. 4번·15번(듣기)·25번(도표)·33번(빈칸추론) 등의 문제들이 EBS 교재에서 간접 연계됐다"고 설명했다.
17일 진행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영역에 대한 난이도 평가가 지난해 수능보다 쉬워졌다는 쪽과 비슷하다는 쪽으로 나뉘었다. 일각에서는 작년보다 어렵다는 분석도 내놨다. 사진은 이날 대구 수성구 대구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