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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한파 대안된 스팩합병…합병도 상장도 역대 최다
최근 한달 새 스팩합병 심사청구 6건…올해 전체 합병의 4분의 1
입력 : 2022-11-2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증시 상장을 추진하던 기업들이 연이어 상장 철회를 결정하는 등 기업공개(IPO)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스팩합병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식시장 부진으로 수요예측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 받기 힘들어지자, 공모 과정에서의 변수를 줄이고 상장 비용을 줄이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최근 한 달 사이 스팩합병 심사를 청구한 기업만 6개사로 올해 전체 스팩합병 심사 청구건인 23건(철회 제외)의 4분의 1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표=뉴스토마토)
올해 이미 스팩합병으로 14곳이 상장했으며, 현재 상장심사가 승인된 회사가 9개, 상장청구를 접수 중 회사 9개사로 모두 18개사에 달한다. 이중 올해 8개사만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역대 최다 스팩합병 상장이 이뤄지게 된다. 직전 최고치는 2017년의 21개 기업이었다.
 
올해들어 스팩합병을 통한 상장을 노리는 기업들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공모 시장의 부진과 이에 따른 기관 수요예측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교적 상장이 쉬운 스팩합병으로 기업들이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스팩합병 상장 수요가 늘면서 스팩 신규상장도 급격히 늘고 있다. 올해 신규 상장한 스팩 수는 총 37개로 지난 2015년(47개) 이후로 가장 많은 스팩이 상장했다. 특히 지난 18일 기준 심사승인 이후 공모를 앞둔 스팩만 11개로 상장이 마무리될 경우 올해 역대 최대 상장이 예상된다. 현재 상장심사를 청구한 스팩도 6개에 이른다.
 
스팩합병의 경우 기관 수요예측 없이 스팩 발기인과 기업 간의 합의와 외부 평가 기관의 평가에 따라 기업가치가 결정된다. 합병을 통해 조달가능한 금액이 일반 IPO에 비해 한정적인 부분이 있지만, 상장비용이 비교적 적고 증시 상황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만큼 자금조달 규모가 크지 않다면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반적인 IPO는 기업이 공모가 희망밴드(기업가치)를 제시하고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해 자금을 조달한다. 수요예측에서 흥행한다면 더욱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구조다. 반면, 스팩합병은 스팩이 상장할 당시 공모자금에 따라 상장기업이 조달할 수 있는 자금 규모가 정해져 있다. 통상 국내 스팩들의 경우 합병상장이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50억~200억원 수준의 소규모로 설립됐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스팩합병은 직접상장과 ‘부분적’ 대체재 관계에 있다”면서 “합병을 통해 조달가능한 자금이 50억~200억원에 불과한 한계가 있지만, 기업가치와 조달 수요가 크지 않다면 조달 규모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자금 조달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스팩합병으로도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공모금액이 300억원을 넘어서는 대형 스팩들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삼성스팩7호(439250)하나금융25호스팩(435620)이 각각 300억원, 400억원 규모의 공모금(신탁자금)을 조달해 상장했으며, 최종 상장을 철회했지만 미래에셋 드림 스펙 1호는 85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계획했었다. 또 지난해엔 엔에이치스팩20호(391060)가 400억원, 엔에이치스팩19호(380440)가 무려 96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며 상장했다.
 
전문가들은 스팩상장이 부진한 IPO시장의 대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모주 시장의 부진과 수요예측 불안 등으로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스팩합병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IPO 시장 부진이 길어질수록 스팩합병을 통한 기업들의 증시 입성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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