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윤석열 정부가 대학 교육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 신설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학 강사들의 처우 개선 예산은 전혀 편성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23일 "교육부가 지난 8월 말에 발표한 2023년도 예산안에는 '강사법' 예산이 0원"이라며 "고등교육 분야 예산의 경우 12조137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365억원 늘었지만 '강사법' 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얼마 전에는 총 11조2000억원 규모의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 예산 내역을 내놨지만 여기에도 '강사법' 예산은 없다"고 덧붙였다.
'강사법'은 지난 2019년 8월부터 시행된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일컫는다. 대학 강사에게 법적으로 교원의 지위를 부여하고, 대학은 강사를 1년 이상 임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결격 사유가 없다면 3년 동안 재임용을 보장하도록 하는 부분도 포함됐다.
그런데 대학들이 이 같은 강사들의 처우 개선에 인건비 부담을 느껴 채용 축소 움직임까지 보이자 교육부는 '사립대학 강사 처우 개선 지원사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과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에 이러한 강사법 관련 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았다는 게 정의당 정책위원회의 주장이다.
이들은 정부가 2019년에 152억3300만원, 2020년에 428억9700만원, 지난해에 368억7200만원을 '사립대학 강사 처우 개선 지원사업' 예산으로 편성했으나 윤석열 정부 들어 한 푼도 책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예산의 경우 정부안에서는 0원이었으나 국회가 263억6500만원 규모로 증액시켰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회 위원은 "물론 일반 재정 지원을 확대하면서 인건비와 경상비 사용 일부를 허용하겠다고 밝혀 여지는 있다"면서도 "방향만 있을 뿐 구체적인 사항은 없어 강사 처우 개선에 활용될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는 예산안과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 모두에서 강사법을 홀대하고 있다"며 "강사법 예산 없는 특별회계는 이해되지 않는다. 고등교육 발전을 위해 일반회계 국회 증액 등 여러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강사 처우 개선의 경우 대학별 책무로 정부의 재정 여건과 지원 원칙을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또 '강사법' 이후 감소했던 강사 고용 규모가 일부 회복돼 제도 역시 안착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분에 대해 송 위원은 "강사 고용이 일부 회복된 것은 예산 지원 덕분일 수 있다"면서 "사립대 재정 여건을 감안하면 계속 지원돼야 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 강화 방침을 밝히면서도 강사들의 처우 개선 예산은 편성하지 않았다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 2019년 6월 11일 강사와 학생들이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강사법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조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