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통신사들이 야구, 농구, e스포츠, 골프 등 다양한 스포츠 영역에서 후원 활동을 하며 스포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월드컵 거리응원 후원부터 프로농구 타이틀 스폰서에 이르기까지 스포츠에 진심인 모습이다. 스포츠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기업 이미지 제고를 넘어 사회·환경·지배구조(ESG) 활동을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2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 예정인 2022 카타르 월드컵 거리응원전에
KT(030200)는 대한축구협회와 함께 후원사로 나선다. 당초 이태원 핼러윈 참사 추모 분위기로 서울시와 거리응원전을 공동 개최하려 했던 대한축구협회는 광화문광장 사용 신청을 취소했지만 붉은악마가 지난 17일 자체적으로 사용신청서를 제출했고,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자문단의 심의를 거쳐 조건부로 허가했다. 이에 KT와 대한축구협회의 후원을 통해 붉은악마는 24일과 28일, 다음달 3일 등 세차례 광화문광장에서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 응원을 펼칠 예정이다.
KT는 "붉은악마로부터 광화문 거리 응원 참여를 요청받아 행사후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시작전 사전 붐업을 위한 축하공연과 참여 프로그램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의 첫 경기 우루과이전을 전국 곳곳에서 거리응원을 준비하는 등 응원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KT와 축구 국가대표팀과의 인연은 2001년부터 시작됐다. 대한축구협회의 파트너사로 후원을 시작한 KT는 2023년까지 후원을 지속한다. 축구 국가대표팀의 의류 광고권과 플레이어 에스코트 운영권 등의 독점적 권리를 갖는다. 공식 파트너에게 주어지는 경기장 내 보드 광고권, 대표팀 초상권, 엠블럼 사용권 등 권리도 갖고 있다. 이밖에 KT는 야구단, 농구단, 하키선수단 등을 운영 중이다.
SK텔레콤(017670)의 경우 농구를 비롯해 다양한 스포츠에 후원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2022~2023시즌 프로농구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공식 대회명을 2022~2023 에이닷 프로농구로 정하기도 했다. 대회 공식 명칭을 포함해 한국프로농구연맹(KBL) 10개 구단 경기장 내 광고 권한과 기타 제작물 등을 통해 홍보하는 권리를 갖는다. 아울러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팀 후원, 장애인사이클 선수단 후원,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를 담당, 아마추어 스포츠 활성화에도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도쿄올림픽을 통해 한국 수영의 간판 스타로 떠오른 황선우 선수를 비롯해 역도 박혜정 선수, 리듬체조 손지인 선수, 스케이트보드 조현주 선수 등의 후원도 발표했다. 내년 열리는 항저우아시안게임 및 2024년 파리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서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으로 대한민국 스포츠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스포츠는 기업의 대표 마케팅 요소로 꼽힌다. 특히 B2C 기업인 통신사들은 전국민 행사를 통해 기업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국민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소비층으로 자리잡고 있는 MZ세대와 교감을 키우는 것은 물론, 국내 스포츠의 글로벌 육성으로 ESG 경영에도 일조할 수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통신시장 선점뿐 아니라 스포츠라는 장외전에서도 과거부터 경쟁적으로 자존심 대결을 해왔었다"면서 "최근에는 국민기업이라는 타이틀 속에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스포츠 후원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