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학교 현장이 기간제 교사나 시간강사 같은 계약제 교원 구인난으로 고충을 겪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교권 침해 등 다양한 사유로 교사들의 병가·연가·휴직이 늘어나고 있지만 대체 인력을 구할 수 없어서다. 교사들은 퇴직 교원을 활용한 충분한 인력풀 구축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한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학교들은 계약제 교원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코로나19에 확진되는 교사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이들 대신 수업할 계약제 교원을 뽑고 싶어도 지원자가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올해 들어 코로나19에 따른 규제가 조금씩 풀리면서 결혼 등 그동안 미뤄왔던 큰 행사를 치르는 교사들도 많아져 더욱 인력 수급이 절실한 상태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A교사는 "결혼과 같은 큰 행사의 경우 미리 날짜가 정해져 있어 그나마 대비할 수 있는데 코로나19 확진은 워낙 갑작스럽게 벌어져 대처도 힘들고 계약제 교원 구하기도 어렵다"면서 "한 동료 교사는 코로나19 확진 후 자기 대신 수업할 계약제 교원을 구할 수 없어 아픈 와중에 온라인 수업을 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교사들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수업을 못하게 될 경우에는 교사들이 직접 지인에게 연락해 수업을 부탁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사 B씨는 "나도 코로나19에 확진된 적이 있는데 계약제 교원을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지역 학원 원장님께 사정해서 겨우 보결 수업할 사람을 구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장시간 이어지고 있는데다 학생의 교권 침해나 학부모의 악성 민원으로 인한 병가·휴직도 많아져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문제는 이러한 계약제 교원 구인난이 결국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학교가 계약제 교원을 구하지 못하면 기존 교사들이 그 일을 나눠서 하는데 코로나19에 확진된 교사의 수가 갑자기 많아지거나 수업시간이 겹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자습을 하는 반도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보결 수업에 투입되는 기존 교사들도 수업 준비 등을 할 시간이 부족해 수업의 질 역시 떨어지게 된다.
학교 현장 교사들은 계약제 교원 구인난 문제에 대해 정부와 교육청이 현실성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한다. 현재 각 교육청마다 나름대로 계약제 교원 인력풀을 운영하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계약제 교원 구인대란으로 현재 학교는 채용 업무 부담·교사의 보결 수업 부담·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정부나 교육청 차원에서 퇴직 교원을 포함한 정교한 인력풀을 구축하고, 계약제 교원들의 강사료를 증액해 유인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의견을 표했다.
학교 현장이 계약직 교원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9일 울산 남구 무거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