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지난 17일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 신청을 받아 심사한 결과 출제 오류는 없었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
특히 한 유명 입시학원 사설 모의고사와 거의 유사한 지문이 출제돼 논란을 빚었던 영어 영역 23번 문항의 경우 문제나 정답 오류에 관한 이의 신청이 아니므로 심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평가원은 29일 2023학년도 수능 각 문항에 대한 이의 신청 심사 결과와 최종 정답을 발표했다. 이들은 "수능 문제 출제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이의심사실무위원회의 심사와 이의심사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 '모든 문항이 문제 및 정답에 이상 없음'으로 판정했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수능 당일인 지난 17일 정답 가안을 발표한 뒤 평가원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수능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 신청을 21일 오후 6시까지 접수받았다. 그 결과 총 663건의 이의 신청이 접수됐다. 이는 지난해 수능 이의 신청 건수인 1014건과 비교해 351건(34.6%) 줄어든 수치다.
영역별로는 영어 영역이 34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회탐구 영역 115건, 국어 영역 71건, 수학 영역 56건 순이었다. 영어 영역의 경우 듣기평가 관련 이의 신청이 215건으로 제일 많았고, 유명 입시학원 사설 모의고사 지문과 거의 유사해 논란이 된 23번 문제 지문 관련 이의 제기도 127건에 달했다.
평가원은 이 가운데 문제의 오류를 검토하고 정답 확정과 관련이 없거나 중복된다고 판단한 449건을 제외한 뒤 나머지 214건·67개 문항을 대상으로 심사했다. 과목별로는 국어 13개(공통과목 9개?선택과목 4개), 수학 4개(공통과목), 영어 3개, 한국사 2개 등이다. 영어 영역의 듣기평가에 대한 문제 제기와 23번 문제 지문 관련 이의 신청은 심사에서 제외됐다.
가장 논란이 된 영어 영역 23번 문제 지문은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인 캐스 선스타인이 지난 2020년 펴낸 책 'Too Much Information'에서 발췌됐다. 23번 문제에 이의를 신청한 수험생들은 해당 지문이 유명 입시학원의 강사가 제공한 사설 모의고사 지문과 한 문장을 제외하고 동일하다면서 모의고사를 미리 풀어보고 해설 강의까지 들은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평가원 관계자는 "영어 영역 23번은 특정 강사의 사설 모의고사 문항과 동일한 출처의 지문을 활용하고 있으나 출처만 동일할 뿐 문항 유형이나 선택지 구성 등이 다르다"며 "심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올해 수능에서는 지난해와 같은 출제 오류 소송 사태가 생기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는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대해 평가원이 이상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가 수험생들의 소송으로 '빈칸 성적표'가 배부됐고, 결국 법원이 출제 오류를 인정했다.
평가원은 이날 확정한 정답을 바탕으로 다음 달 9일 수험생에게 성적을 통지할 예정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9일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문제 및 정답에 대한 이의 신청 결과와 최종 정답을 발표했다. 사진은 수능 당일인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강북종로학원에 설치된 수능 문제 분석 상황실에서 국어과 강사들이 수능 문제를 분석하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